어제 오늘 집에서 점심을 먹는다. 

매우 드문 일인데 농사일이 바빠지니 오히려 한가한듯 집에 있게 된다. 

점심시간이 다 되드락 일하다 들어와 있는 반찬에 뚝딱 차려먹는 촌사람들 점심밥. 

그 옛날 어머니들은 짧은 순간 마술같은 손으로 뭔가 반찬 한가지씩은 만들어 상을 차렸다. 

요즘도 물론 그런 사람 없지 않겠지..

내가 한번 해본다. 

 

 

아랫집 늙으신 아짐 파지랑 달롱개 째까 무쳤길래 맛이나 보라고 우리집 냉장고에 넣어놓으셨다 하신다. 

맛이나 보라고 이렇게 몽땅 주셨으까? 째까 무쳤담서.. ㅎㅎ

겁나 맛나다. 밥 되는 동안 술 한잔 한다. 

 

 

따다 놓은지 며칠 지나버린 다소 쇠야버린 두릅향이 좋다. 

어쨌든지 살짝 데쳐야 한다. 

여기까지가 어제 점심. 

 

 

집모텡이에 퍼져나가던 참나물이 이제 바탕을 이뤄 밭이 되었다. 

 

 

 

가위로 싹둑싹둑 잘라 고추장, 효소, 참기름, 참깨가루 등 있는 재료들 넣고 버무린다. 

법도 따질 것 없이 맛있을만한 것들 입맛 당기는대로 집어넣고 버무리면 되지 않겠나 싶다. 

 

 

맛나보인다. 실제 맛은 보기보다 더 좋다. 

잎사귀보다 대가 더 맛있다. 아삭아삭 사각사각..

약간 미나리향도 나는듯 한데 착각이겠지?

 

 

소주가 없다. 대신 웃집 아짐이 작년에 준 매실주를 먹는다. 

술 한잔 하는 동안 밥이 된다. 

 

 

 

쓱싹쓱싹 비벼서 꼭꼭 씹어묵는다. 

귀리, 수수, 율무 등이 섞인 잡곡밥을 꼭꼭 씹어먹고나면 한끼만으로도 배변이 달라진다.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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