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초 정선에서 전화가 왔다. 

"붉은점모시나비 보려면 지금 와야 되는데.."

모내기를 마치고 이런저런 일정을 피해 정선으로 달렸다. 

정선과 인접한 삼척 하장, 서식지를 지키는 감시원의 안내를 받는다. 

5월에 와야 하는데 너무 늦었다 한다. 

서식지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름이 길다는 작은홍띠점박이푸른부전나비와 담색어리표범나비를 본다. 

이 녀석들도 무척 보기 어려운 나비들이라 하는데 정작 보고자 한 붉은점모시나비가 보이지 않으니 몹시 서운하다.  

 

5월 하순경이 붉은점모시나비의 전성기라 하니 내 사는 동네 모내기철과 제대로 겹친다. 

이번에 보지 못한다면 평생 보기 어렵거나 농사일을 놓고 은퇴한 이후에나 다시 올 수 있겠다 하니 인근의 다른 서식지를 안내해준다. 

그곳에서는 100% 볼 수 있으나 좋은 그림을 얻을 수는 없다 한다. 

그저 보면 되는 거지 좋은 그림 필요 없다 했다. 

대처나 도착하자마자 나풀나풀 날아다니는 붉은점모시나비를 본다. 

옷이 낡았다. 

하지만 봤으니 되었다.  

 

붉은점모시나비

 

붉은점모시나비는 지나친 채집과 서식지 파괴, 온난화 등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일본에 이 나비라면 환장하는 놈들이 많이 있어 무자비하게 채집되었던 모양이다. 민족의식을 자극한다. 

지금은 대부분의 지역 서식지가 사라지고 이 곳 삼척과 경북 의성 정도가 서식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인공사육 후 방사 등 멸종을 막기 위한 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다. 

 

이 나비의 애벌레는 한겨울에 알에서 깨어나는데 영하 48도에 달하는 극한의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영하 27도에 애벌레 꼬물꼬물, 붉은점모시나비 생활사 밝혀져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생태와 생활사 밝혀 본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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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점모시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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