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습을 보기는 어려우나 울음소리는 많이 들어보았을 휘파람새. 

특히 제주도의 오름, 한여름의 덕유산 능선에 오르면 귀에 못이 박힐 지경으로 경쾌하고도 힘찬 놈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휘파람새와 섬휘파람새는 그 모습이나 울음소리가 매우 흡사하다. 

나로서는 도감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이 둘을 구분해낼 도리가 없다. 

파란색과 초록색도 잘 구분 못하는 나에게 올리브 회색, 올리브 갈색, 진한 갈색 기운, 때묻은 듯한 흰색 따위의 색상 구분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다만 놈들의 생태나 서식환경, 지역 등이 사뭇 달라서 그것을 토대로 미루어 짐작할 따름이다. 

이에 따르면 나는 아직까지 휘파람새는 보지 못하고 섬휘파람새만 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섬휘파람새와 휘파람새를 구분할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은 어떻게 하면 연마될 수 있을까? 

일단은 휘파람새를 한번 봐야..


2009년 7월 모양성



섬휘파람새 소리와 두견이 소리 낭자하던 2014년 7월 덕유산 능선,  육추에 지친 탓인지 정수리와 목 부근의 털이 빠졌다. 


2016년 4월 운곡습지


섬휘파람새는 "서해와 남해 도서, 서남해안에 인접한 내륙, 지리산, 소백산, 오대산 등 고지대 산능선 또는 아고산대 관목림에서 번식하는 흔한 여름철새이며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에 서식하는 일부 개체는 텃새로 연중 머문다"고 되어 있다. 

고창은 서해안에 인접한 내륙이며 덕유산 능선은 고지대 산능선에 해당한다. 

또한 내가 본 녀석들은 한결같이 섬휘파람새 소리에 반응하여 울창한 수림 속에서 튀어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니 섬휘파람새라 보는 것일 뿐 "머리에서 등은 올리브 회색, 눈썹선은 때문은 듯한 흰색, 이마는 약한 황갈색 기운, 날개와 꼬리는 녹색을 띠는 연한 갈색, 멱에서 가슴은 때묻은 듯한 흰색에 회색 기운, 옆구리 회갈색, 아래꼬리리덮깃 연한 황갈색, 몸 색깔이 녹갈색으로 휘파람새의 연한 갈색과 대조"된다는 도감 설명에 따른 구분이 아님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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