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룩주룩 못비가 내린다. 

때아닌 무더위 땡볕에 잔디들이 배배 꼬이기 시작했는데 여러모로 잘 내리는 비다. 

비 소식에 잔디들 이발시켰는데 좋아라 하겠다. 

잔디는 그렇다 치고 논로타리 초벌 조져놔야 하는데 가진 것이 뚜껑 없는 오픈카 뿐인지라 난감하다. 

파라솔이라도 매달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며 세시간째 뭉그적거린다. 


노느니 염불 하더라고 엊지녁 만들어 먹은 갈치조림 얘기를 잠시 할까 한다. 

나에게는 멀리 장흥으로 시집간 절친이 하나 있다. 

된장 좀 달라 했더니 된장 한되빡 가져다주면서 고사리하고 갈치 토막을 주고 갔다. 

"고사리 바닥에 깔고 죽순 있으면 ?&%$@# 해서 간장 붓고 꼬칫가리 어찌고 저찌고.." 뭐라뭐라 하고 갔다. 

갈치를 다뤄본 적은 없고.. 인터넷을 뒤져볼까 하다 주고 간 성의를 생각해서 물었다. 

"긍게 갈치를 어찌라고?"

카톡으로 몇마디 주고 받다 답답했던지 직접 전화를 걸어 설명을 해줬다. 

그 설명대로 해본다.



고사리 깔고, 죽순 있으면 찢어서 깔라 했다. 

있으니 깔았다.



그 위에 갈치토막 얹으라 했다. 



물 자작하게 붓고 양념간장 끼얹고 꼬칫가리 치라 했다. 

갈치에 간이 배어 있으니 간장 많이 치지 말라 했다. 



다진마늘, 양파, 대파, 청양고추 추가하고..



끓기 시작한다. 

물을 너무 많이 부었나 싶다. 

헌데 간을 보니 짜다. 양념장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어 싱거우면 소금으로 간을 맞촤야겠다 생각했는데..

여러모로 엊박자가 났다. 

국물이 너무 많아 간 보는척 하며 많이 떠먹었다. 



이렇게 되었다. 

한데 상상했던 맛과 다르다. 

죽순과 고사리는 아직 맛이 덜 배었고 전반적으로 짜다. 

죽순과 고사리에 맛이 좀 더 배게 할 방안이 필요하겠고, 아무래도 죽순, 고사리보다는 무나 감자가 더 어울리겠다. 

그리고 갈치조림에 좀 더 특화된 양념장이 필요하겠다. 

있는 것 그냥 부어버렸더니 짜기만 하고 제 맛이 안난다. 

고춧가루보다는 고추장이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다만 갈치가 워낙 좋은것이었던지 갈치맛은 좋다. 

한번 더 하면 잘 하겠는데..




좌우튼 잘 묵어부렀네..

집안 곳곳에 스며들어 사는 고양이 먹으라고 토방에 내놨더니 허적거리기만 하고 안먹었다. 

갈치까시는 목에 걸려 죽을까 봐 안먹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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