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모가 자라고 있는 논으로 들어간 호사도요는 어찌 살고 있을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고 망원경 챙기고 렌즈 초점거리 연장해주는 컨버터 장착하고 논을 찾는다. 

녀석들은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포기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근심걱정 없이 살고 있다. 

한숨만 늘어가는 농민들과 달리 녀석들은 태평세월을 맞았다. 





어미는 연산 논바닥을 더듬어 먹을 것을 새끼에게 전해준다. 

어미가 논바닥을 더듬는 동작은 주걱같은 부리로 물 속을 휘젓는 저어새의 부리질과 흡사하다. 

구름이 끼고 날이 좀 쌀랑하다 싶으면 어미는 새끼들을 정기적으로 품에 넣어 체온을 관리한다. 

비 오는 동안에는 어디 은신처에서 쉬는 것인지 한참을 더듬었지만 찾아내지 못했다.





새끼들은 이제 날쎈돌이가 되었다. 

모가 커 갈수록 관찰이 어려워진다. 

망원경을 들고 정밀하게 두세차례 더듬어야 비로소 보인다. 

정확히 열을 맞추지 않으면 찾아내기 어렵다.  





새끼들을 거느리고 먹이활동에 여념이 없는 어미는 그런 와중에도 나에 대한 경계와 감시를 늦추지 않는다. 

개의치 않는 듯, 신경이 쓰이는 듯 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은밀한 녀석..




이제 곧 물을 떼고 논을 말리게 될텐데 녀석들이 어찌 대처할 지 자못 궁금해진다. 

아마도 이웃 논으로 이동하게 되겠지..

새끼들은 얼마쯤이면 자립하게 될까? 

나는 또 얼마 동안이나 녀석들을 지켜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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