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먹는이야기

여름날 점심밥상 상추 겉절이

농사꾼 조선낫 2016.07.13 14:08

아랫집 조동아짐 양파 다섯알에 상추 한아름, 완두콩 한보세기 놓고 가셨다. 

"상추 묵을랑가" 하는 물음에 무심코 "예" 하고 대답했더랬다. 

집에서 고기 싸묵을 일도 없고 이 많은 상추를 어찌고 다 묵을까 고민하다 생각해낸 겉절이. 

내가 할 수 있을까? 

엊지녁 만난 영태는 "간장 치고 꼬칫가리 치고 다진마늘 좀 많이 넣고 무치먼 되야요" 라고 말했다. 

지 담그는 공력까지는 아니더라도 설마 그렇게 간단할까 싶었는데..



인터넷을 뒤져 따라 해본다. 

상추 한주먹 집어 적당한 크기로 찢은 다음 간장, 고춧가루, 다진마늘, 양파, 참기름, 깨소금 각각 적당량 넣었다. 

새고롬한 맛 나라고 넣는다는 식초 대신 청양고추 초절임간장 살짝 붓고 매운 것 좋아하는 식성 따라 청양고추 두개 썰어넣었다. 

여기까지 해놓고도 정말 겉절이가 될 것인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 



그런데.. 정말로 이렇게 간단한 것이었더란 말인가?

무쳐놓고 나니 그럴듯 하네. 

상추 한주먹이 순식간에 맛있는 겉절이로 변신했다. 

순식간에 겉절이를 만들어 상 위에 올려놓는 어머니들 솜씨에 늘 탄복했더랬는데..

이토록 간단한 것이었단 밀이지.. 그동안 뭔가 속고 살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조차 든다. 


우리 동네에서는 겉절이를 '얼지'라 한다. 

그 의미를 짐작하겠다.  

얼렁뚱땅 얼른 무쳐먹는 김치라는 것 아니겠는가?



다른 반찬 필요없겠다. 

밥 한그릇 겉절이 하나 달랑 놓고 몇 술 뜨다가 아예 비벼서 싹싹..

무더운 여름 원기 잃지 않고 시원하게 나게 해줄 좋은 음식이 되겠다. 

시원한 막걸리 한잔 곁들이면 더욱 좋겠고..

아무래도 각종 얼지를 자주 만들어 먹게 되겠다. 

얼렁뚱땅 팍팍..


'먹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느타리버섯  (0) 2016.10.28
국수호박 비빔국수  (0) 2016.07.26
여름날 점심밥상 상추 겉절이  (0) 2016.07.13
부산 덕천 냉칼국수  (0) 2016.06.24
김치된장찌개  (0) 2016.06.21
갈치조림 이야기  (0) 2016.05.24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