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더불어민주당, '백남기청문회' 빠르게 개최할 수 있도록 야당다운 모습 보여야

 박근혜 정부의 장관들이 모여 앉아 “불씨가 꺼져버리면 안 된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라고 말하며 한국경제에 대한 긴급 수혈을 절절히 호소하였다. 지금 당장 추경예산을 처리하지 않으면 6만 8천 개의 청년 일자리가 사라지고, 중소 조선사들이 도산하며, 지역 경제가 무너져 저소득층과 위기가구가 그야말로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새누리당이 맞장구치며 “오직 민생경제만을 위한 추경예산을 부당한 정치적 요구 때문에 늦출 수 없다”라고 야당을 준엄하게 꾸짖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8개항이 추경과 연계된 것은 아니다” “불만족스러운 추경이지만 실효성 있게 쓰여야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야3당 8개 합의사항을 추경 처리 전제로 내세우더니 하루아침에 태도를 바꿨다. 이른바 ‘역풍’을 우려한 매우 신속한 입장 선회이자 꼬리 자르기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국민의 당 등 나머지 야당이 잠자코 있는 것을 보면 우상호 원내대표의 발언은 야3당의 입장을 대체적으로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야3당 합의 8개항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여기에는 검찰개혁, 사드 특위 구성, 세월호 특위 활동기간 연장, 조선 해운 구조조정 청문회(서별관 청문회), 백남기 청문회 개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전 국민적 염원이 반영된 긴급한 현안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에 겹겹이 쌓인 부패와 부조리, 거대한 의혹 덩어리들을 덮어두고 ‘오직 경제!’를 부르짖으며 추경예산을 처리한다 한들 경제가 살아날 리 없다. 이는 다만 위기 모면을 위한 정부여당의 사기행각일 따름이다.

 이러한 때에 정부여당의 얄팍한 수에 놀아나 부회뇌동하는 야당의 분별없는 행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의 눈에는 살인적인 8월의 폭염에도 굴하지 않고 싸우는 각계각층 민중들이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얼마나 많은 노동자, 농민들이 박근혜 정권의 폭압에 맞서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데 왜 그것을 보지 못하는가? 오늘날 야당의 무능과 나약함은 국민의 힘을 믿지 못하고 끊임없이 동요하고 있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어내고 자신들을 국회의원으로 내세워준 국민들을 믿지 못하고 도대체 어디에서 무슨 정치를 한단 말인가?

 백남기 농민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진상 규명을 위한 청문회 개최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촌각을 다투는 문제이다. 이는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국가폭력을 단죄하는 문제이기에  결코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명심하라. 지금 싸우지 않고 적당히 행세하며 내일을 기약하지 말라. 싸우지 않는 야당에게 미래는 없다.

2016년 8월 11일 

민중연합당 농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