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것도 하순, 지리산은 어떤 모습일까?
5월 24~26일 지리산을 탔다. 
새벽 참 내린 비는 공연히 차단기만 건드렸다.
논마다 돌며 모다 다시 틀고 물꼬 단속 단단히 하고 길 떠날 채비를 한다. 
명색이 농사꾼인데 내가 지금 이래도 되나 하는 망설임 따위는 접어두자.  
돌아오는 날이면 논마다 물이 방방할 터이니..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고 모내기는 무난히 끝냈다. 

어제오늘 기다리던 비가 촉촉이 내리고 나는 비로소 지리산에서 가져온 사진들을 들여다본다.
또 가고 잡네..
지금쯤이면 조선의 누이 같은 함박꽃이 산길 곳곳을 환하게 밝히고 있으리라. 

#1. 성삼재~연하천 산장

간간이 소나기의 흔적이 보일 뿐 비는 내리지 않았다.  
하늘엔 구름장이 두텁고 골에서 피어나 능선을 넘는 구름으로 산은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한다. 
이런 날씨 참으로 좋다. 
역시나 반야봉은 구름 속에 들었다. 

노고단에서 달궁을 내려다본다.

노고단에서 연하천까지 가는 길은 시야가 절 터지지 않는 숲길이 대부분이다.
시선은 자연스레 숲으로, 땅으로 간다. 
산에 들기 힘든 시기인지라 생전 처음 보는 꽃들이 있다. 

덩굴개별꽃, 초면이다.

큰앵초, 흔하지 않게 간간이 피어 있다. 

멧팔랑나비, 이른 봄 잠깐 보이고 마는 녀석이 아직도 있네..
도감을 보니 높은 산지에서는 6월 초까지 관찰된다 되어 있다.

임걸령 약수터 산사나무

임걸령 약수터 동의나물

화개재 흰배지빠귀, 목청껏 노래하고 있다. 

삿갓나물

큰애기나리

꽃대 올린 산죽

노랑제비꽃

나도옥잠화
나도 드디어 이 꽃을 보게 되는도다.
능선상에 흔치 않게 간간이 피었다.

 
 

마가목 술
아니 취하고 배길쏘냐..
우리는 조용히 취했다.
별이 쏟아지는 연하천 하늘 아래서..

 

 

5월 지리산, #2. 연하천~촛대봉

새벽녘 목 축이러 나간 대피소 마당에서 은하수를 보았다. 그래 이 정도는 돼야 은하수지.. 참으로 별 많다. 느지막이 일어나 행장을 꾸려 길을 나선다. 늦은 출발이라 하지만 일곱 시가 채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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