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 농민회 통일쌀 모내기가 주영태 사무국장의 사회로 시작되고 있다. 
지금 고창은 모내기 막바지, 모내기를 채 마치지 못했지만 6.15 공동선언 실현과 남북 농업교류 성사를 염원하는 마음을 모았다. 
이번 행사에는 고창군청과 군의회, 농협 등에 초대장을 보내 함께 했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새로운 대책도 변화 조짐도 보이지 않는 현실을 직시하고 쌀을 필두로 한 농업교류 성사와 쌀 문제 해결을 위해 의회와 지자체 차원의 실천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농민들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함이었다. 

유세차
정유년 6월 열흘날 
일손을 잠시 멈춘 고창 농민들과 내외 귀빈 한자리에 모여 천지신명께 고하나니 
통일쌀 모내기를 진행하는 고창 농민들의 염원
여기에 함께 하는 내외 귀빈들의 소망 
모두 혜량 하시어 성취되게 하옵소서

돌이켜보면 오늘은 전두환 독재권력을 무너뜨린
6.10 민주항쟁이 시작된 날이며,
6월 항쟁이 쟁취한 직선제 개헌은 오늘날 민주주의의 받침돌이 되었나이다. 
이에 더해 우리 민중 거족적 촛불항쟁으로 
역사의 반동, 박근혜 정권을 몰아내고 10년 만의 정권교체로
새 시대를 안아올 새 희망에 부풀어 있나이다. 

하오나 천지신명이시여
이 땅에 뿌리박고 대대손손 농사를 지어온 우리 농민
정권교체가 무엇인지 새 정부가 어떠한지 알 길이 없으니
새 정부 등장 한 달이 넘도록 
우리 농업농민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조차 없음입니다. 
모내기가 끝나가도록 쌀값 대책 묘연하니
바닥모를 쌀값폭락에 올 가을 쌀 대란은 무엇으로 막을 것이며
끝없이 밀려오는 수입쌀 대책은 또 무엇이란 말입니까?

바라옵건대 천지신명이시여
“쌀부터 통일하자”는 농민들의 염원에 귀 기울여 주옵소서
우리 농민 살아갈 길, 우리 민족 번영할 길 따로 있지 아니하니
쌀 문제 해결하는 속에서 농업 적폐 청산하고 
쌀 문제 해법 속에 근본적 농정개혁 방안 담아내고
쌀에 담긴 화해와 나눔, 협력의 정신으로 
민족공조와 평화통일의 새 길을 열어가게 하옵소서. 

개방농정 철폐하고 민족자주농정의 새 틀을 마련하여 
농산물 가격보장과 식량주권 실현의 길을 열고
쌀로 시작하는 통일농업으로 
남과 북이 하나되는 통일농업, 통일세상으로 나아가게 하옵소서

바라옵고 바라옵건대 천지신명이시여
새 정부의 눈을 띠우고 귀가 열리게 하며, 7천만 겨레의 굳센 단결로  
이 모든 일이 일거에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상향

쌀부터 통일하자! 

부지깽이도 일어나 일손을 돕는다는 모내기철이다. 
하지만 일손 바쁜 들녘에는 풍년의 기대와 설렘이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또다시 미국산 밥쌀 2만 5천 톤 수입을 강행하고 있으니, 올해는 또 쌀값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 농민들의 근심과 한숨은 깊어만 간다.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차관 형식으로 진행된 대북 쌀 지원은 남북관계 개선뿐만 아니라 쌀값 안정에도 기여해 왔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이후 정부차원의 대북 쌀 지원이 전면 중단되었다. 
매년 40만톤씩 지원되던 대북 쌀이 고스란히 쌀 창고에 쌓여가고, 수입 쌀까지 가중되면서 쌀값이 30년 전 가격으로 폭락하는 쌀 대란이 발생하고 말았다. 

남북 농업교류를 시작으로 단절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자.
다행히 정권교체 이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봄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는 “민간교류 등 남북관계 주요 사안들에 대해서 유연하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특히 남북관계가 꽁꽁 얼어붙었던 이명박-박근혜 정권 아래에서도 통일 경작사업을 멈추지 않았던 농민들은 남북 농업교류에 대한 희망이 커지고 있다. 
남북 쌀 교류는 남측의 쌀 재고를 해결하고 남북 화해와 협력의 기운을 비상히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이에 고창군농민회는 통일쌀 모내기를 시작으로 통일농업 실현을 위한 다양한 투쟁을 벌여갈 것이다. 
쌀은 우리 민족의 생명이자, 겨레의 자산이다. 
남북 농업교류를 시작으로 단절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고, 남과 북·해외 각계, 각층 대표들이 합의한 ‘조국의 평화와 통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전민족대회’와 남북농민 통일한마당 성사로 나아가자. 
통일 경작사업을 통해 통일기금을 모으고, 다종 다양한 남북교류협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자. 

민(民)과 관(官)이 힘을 모으고 남과 북이 협력하여 ‘대립과 대결의 분단시대’를 끝장내고 ‘평화와 번영의 통일시대’를 열어가자. 
우리 사회 적폐의 근원은 ‘분단’이다. ‘분단’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적폐를 온전히 청산할 수 없다. 
그러므로 문재인 정부는 대북 적대정책을 전면 폐기하고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국정운영의 제일의 과제로 삼아야 한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시작하는 법이다. 
정부차원의 대규모 대북 쌀 지원 재개를 시작으로 당국 간의 대화의 문을 활짝 열고 남북 간의 산적한 문제들을 하나, 하나 풀어나가자. 
70년 낡은 분단체제를 끝장내고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한반도 미래를 열어가자. 
이것이야말로 새 나라, 새 정부를 세운 촛불항쟁의 염원이다. 

 2017년 6월 10일

 고창군농민회 통일쌀 모내기 참가자 일동 

 

손모내기를 시작한다.
다소 형식적이긴 하나 행사의 의미를 되새겨 의지를 확고히 하고 참석자들 간의 연대와 우의를 다지기에는 실제 논에 들어가 손에 흙을 묻히며 모를 심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예 여농 회장님.. 총무님..
엥간치 숭고 인자 밥 묵게라..

자~ 밥 묵고 합시다!
막걸리도 한잔썩 하시고..

 

보배 같은 새세대, 모 크대끼 쑥쑥 자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