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림지 아래 들판에서 방달이(솔개)를 보고, 내친김에 수앙리 들판으로 간다. 

갈곡천 하구 갯벌에 바닷물이 그득하다. 

엊그제 보름달이 떴으니 때는 마침 사리 물때로다. 

황새를 볼 수 있겠군..

아니나 다를까, 예의 그 자리에 그린 듯이 앉아 있다. 

 

 

망원으로 당기니 바다 건너 줄포가 손에 잡힐 듯하다.

한 마리 먼저 훌쩍 날아간 빈자리를 가늠하면 녀석들 정확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물이 차오르면서 한 마리 두 마리 자리를 뜬다. 

바다 건너 줄포와 이짝 고창 갯 뚝 곳곳에서 황새들 날아다닌다. 

10마리 이상은 되어 보인다. 

많이도 와 있군..

 

 
 

 

어지러이 날던 녀석들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중 한 녀석 수앙리 들판 논에 내려앉았다. 

무수한 왜가리, 백로 떼들 사이에서도 한눈에 띄는 녀석들, 군계일학이라고나 할까..

비싼 몸값 하느라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하다. 

가장 먼저 날아올라 가장 멀리로 사라져 버린다. 

마지막 남은 과부황새마저 총으로 쏴 죽여 버린 인간에 대한 증오와 경계심이 뼈 속 깊이 각인되었나 보다.

이 녀석들이 다시 텃새로 자리 잡고 살아갈 날이 올까 싶다. 

 

'새, 나비, 풀, 꽃 > 새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혹독한 겨울, 굶주린 가창오리  (0) 2018.02.10
입춘대설, 눈 속의 새  (0) 2018.02.05
방달이 떴다.  (0) 2018.02.03
눈 쌓인 들판, 들판에 머무는 새  (0) 2018.01.15
지리산 잣까마귀  (0) 2017.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