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를 왈칵 좋아하지 않는다. 
맵지 않은 탓이다. 
공으로 생겼으니 먹는다.  
분명히 복숭아로 알고 받아왔는데 둔갑했다. 
덕분에 냉장고 속에서 늙어가던 식재료들이 여럿 해방되었다. 

파프리카 세개, 멧돼지고기 약간, 감자, 양파, 대파가 들어갔다. 
멧돼지고기 누린내는 법성 토종소주로 말끔히 잡았다. 
알콜이 누린내를 죄댜 붙들고 날아가버리는 모양이다. 
오래되어 다소 눅은내 나는 들기름을 둘렀지만 나쁘지 않다. 
간은 굵은소금과 간장으로 맞촸다. 
청양고추가 없는 것이 옥의 티, 
매운 파프리카가 있다면 겁나 사랑할텐데..

얼마만의 집밥인지 헤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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