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오리들이 쉬어가는 동네 앞 저수지.
요즘 많이들 오고 있다.
어느 방향으로 날아갈지 가늠하기 힘들어 짐작만 할 뿐 그것이 맞아떨어지지 않더라도 그저 팔자려니 해야 한다. 
그런데 자리를 제대로 잡았다. 지난 2일의 일이다.  
빨갛게 지던 해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버려 석양도 없는 상황, 때가 되어 날아오른 녀석들이 저수지 상공을 선회하며 회전반경을 넓혀가며 저공비행으로 머리 위를 휘몰아치기를 여러차례. 
그것은 습격이었다.
마음만 고쳐먹는다면 그 어떤 것이라도 섬멸해버릴 것 같은 섬뜩한 공포감마저 들게 하는 새들의 습격.
수면에는 물결이 일렁이고, 녀석들의 날개짓이 만든 바람은 폭풍을 연상케 했고 몸에서 쏟아지는 물방울은 그 폭풍을 폭풍우로 완성시켰다.  
환호성을 질러대던  딸래미들이 무섭다며 차 속으로 달아나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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