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을 근원지로 하는 세계적 경제위기는 미국이 주도해온 신자유주의 세계질서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오늘의 경제위기를 초래한 자본의 세계화, 규제철폐 등 신자유주의 경제정책과 대별되는 각종 규제의 강화, 국유화 정책 등으로 경제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이는 곧 미국의 몰락과 ‘보호무역주의’의 대두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경제의 장기침체와 보호무역주의의 대두는 ‘수출입국’을 부르짖으며, 수출확대를 위해서라면 그 어떠한 논리나 주장도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짓밟아온 대한민국 경제체제에 대한 사형선고와도 같은 암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 미국의 몰락은 비단 경제분야 뿐만 아니라 정치, 군사 분야 등 모든 영역에서 동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북미간의 관계에서 양국은 종국적으로 종전과 수교로 상징되는 관계정상화를 향한 발걸음을 지속할 것이며 올해 또는 수년 내에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다.

- 반면 이명박 정부는 여전히 미국식 신자유주의 정책의 완성을 의미하는 ‘한미 fta'의 망령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1%의 가진 자들만을 위한 반민중적 역주행을 멈추지 않고 있음은 물론 공연한 반북소동으로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켜 전쟁 위기를 부추기는 반민족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하여 이명박은 자신의 반민중적이고 반민족적인 추태를 정당화하고 이에 저항하는 민중들을 탄압하기 위한 폭압적 공안탄압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시계를 20년 전으로 되돌려버리는 반민주적 폭거를 자행하고 있다.
신년벽두에 터진 용산 철거민 대참사는 이러한 정황이 빚어낸 필연적 결과인 것이다.

- 그러나 폭압이 있는 곳에 저항이 있어왔고 승리는 언제나 투쟁하는 민중의 것이었다.
생존의 위기에 처한 농민, 노동자, 도시서민의 투쟁은 더욱 완강하고 폭발적인 양상으로 터져 나올 수밖에 없고 경제파탄을 피할 길 없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땅에 추락하고 있다.
세계적 경제위기와 한국경제의 몰락은 우리의 삶을 고통스럽게 죄어오고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새로운 희망과 투쟁의 근거가 되고 있다.

- “수출을 위해서는 농업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던, 그리하여 국가의 농업포기, 재벌의 농민수탈에 정당성을 부여해왔던 ‘수출이데올로기’가 여지없이 깨어지고 오늘날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지금 미국에 철저히 종속된 수출경제에 종지부를 찍고 식량자급형 농업과 통일경제, 탄탄한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자립적 민족경제로의 전환을 준비해야 할 때는 바로 지금이다.
이것이야말로 농업과 농민의 회생을 위한 근본 전환점이다.

- 그러나 이것은 저절로 얻어지지 않는다.
정권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결코 실현불가능한 일이다.
이명박 정부를 그대로 두고 농민생존과 농업회생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 농민운동을 비롯한 민중운동이 참다운 자주적 민주정부를 세우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농민생존과 농업회생을 위한 농민들의 광범위한 대중투쟁을 토대로 2010년 지방선거, 2012년 대통령선거에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하여야 한다.

출처 : 고창군농민회 23차 정기총회 2009년 사업계획안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