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한국의 새를 찾아서사라져가는 한국의 새를 찾아서 - 10점
김연수 글.사진/당대













나는 아직 이 책을 다 읽지 못하였다.
글보다 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사진들을 보는 순간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진을 먼저 쭉 들여다본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사진을..
사진만 들여다보고도 받은 감동이 쉬 가시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은 잘 읽혀지지 않는다.
책을 펴면 사진만 한참 들여다보다가 덮고, 덮고..
한참을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다.
마음에 드는 새, 좋아하는 새 하나씩 잡아서 읽어나가면 된다.
하나 하나 읽어나가면서 비로소 어떻게 이런 사진을 담을 수 있었는지, 사진에 담긴 저자의 땀과 정성, 자연에 대한 경외와 사랑이 어떠한지를 알게 된다.
기교나 시간투자, 우연한 만남만으로는 담을 수 없는 사진들이다.
카메라에 혼을 담고 자연과 새와 하나가 되는 경지에 이르러야, 그런 내공이 쌓이고 쌓여야 담아낼 수 있는 사진들이다.
갓태어난 새끼와 어미새의 교차하는 시선에서 느껴지는 따스함, 뱁새알을 밀어내는 뻐꾸기 새끼의 냉혹한 어깨, 뻐꾸기 새끼를 키우는 뱁새의 처연함, 새끼의 죽음을 슬퍼하는 어미새, 보름달을 배경으로 앉은 솔부엉이의 늠름한 자태..
새들의 희노애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새사진을 찍어온 저자의 회노애락, 그에 얽힌 사람세상의 희노애락이 함께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