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앞 저수지에 겨울 철새들이 날아들면서 저수지 가상에 나가는 일이 잦아졌다.
목적지를 오가다 들르기도 하고 때로는 저수지 가상이 목적지가 되어 오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요즘 저수지 풍경의 압권은 가창오리 떼가 보여주는 군무이다.
하지만 그 외에도 드물게 와 있는 여러 종의 새들을 구분하고 확인하는 것도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는 일이다.
그중의 하나, 늘 먼 거리에서 잡힐 듯 말 듯 약 올리듯이 돌아다니는 녀석이 있으니 뿔논병아리가 그 놈이다.

늘상 이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며 다가올 듯 말 듯하다 멀리 가버리는 얄미운 녀석이다.

그런 녀석이 가까운 거리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이 정도 거리만 해도 꽤 가까이 다가온 것이다.
녀석이 잠수하는 틈에 방향을 짐작하며 거리를 좁히던 중..

잠수한 사이 냅다 뛰어 대강의 위치를 짐작하고 수면을 겨냥하고 있는데 갑자기 눈 앞에서 불쑥 튀어나온 녀석.
사냥에 성공하여 제 몸집에 적당한 먹잇감을 물고 있다.
아뿔싸 촛점이.. 너무나 가깝다. 
녀석이 들이대도 너무 심하게 들이댄다.
먹잇감을 낚아챈 녀석의 흐뭇한 표정과 난 데 없이 바깥세상을 구경하는 물고기의 당황 망조한 표정이 볼만할 터인데 아깝다. 
정말 아까운 사진이 되어버렸다.

이번에는 몸뚱아리에 초점이 맞았다.
물고기만큼이나 나도 당황한 모양이다.
이 순간 행복한 것은 먹잇감을 물고 있는 녀석뿐이다.

물고기가 목으로 넘어가는 순간에야 겨우 촛점이 맞았다.

녀석은 물로 입을 헹구는 여유를 부리며 서서히 멀어져 간다.

"아자씨 안녕~ 또 봐요"
그래도 깐에 인사깔은 있는 녀석이다.

전국 각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새라 하나 우리 동네 저수지에는 10마리 미만으로 와 있는 귀한 녀석이다.
그것도 여름에는 통 볼 수 없고 찬바람 부는 겨울에나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