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동네 앞에 오래된 저수지가 있습니다. 
일제 식민 초기 건설되어 지금은 전설이 되어버린, 귀 꽤나 기울여야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피땀과 나라 잃은 설움을 겨우 짐작이나 할 수 있을 그런 저수지입니다. 
이 저수지의 물은 고창, 정읍, 부안, 김제 벌판을 적시고 동진강으로 스며들어 바다에 도달합니다. 
저수지 부근의 습지는 논으로 정비되어 꽤 큰 규모의 들판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저수지에 기대어 삶을 영위하고 있는지 헤아릴 수 없을 지경입니다. 
그 뿐인가요?
한여름 타는 대지를 적셔 곡물을 키운 저수지는 겨울이면 온갖 철새들의 쉼터가 됩니다.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가창오리 등의 천연기념물, 그리고 제가 아직 알지 못하는 많은 새들이 월동을 하거나 나그네새로 쉬어갑니다. 
특히 국내 몇 안되는 가창오리의 월동지로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가창오리의 생존과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전세계 가창오리의 절대다수인 95% 이상이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데 그 중에서도 동림 저수지는 손꼽히는 월동지입니다. 
전세계를 통틀어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가창오리의 군무를 볼 수 있고 그 중에서도 가장 멋진 군무를 선보이는 곳이 다름 아닌 동림 저수지라고 하니 이 저수지는 세계적인 명소인 셈입니다.

고창 사람 치고 흥덕과 성내 어간에 있는 동림 저수지를 모르는 사람을 없을 겁니다. 
이 저수지를 개발한다고 하네요. 
발단은 가창오리였을 겁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가창오리를 보기 위한 탐조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탐조인들의 발길이 잦아지자 철새 조망대를 세우네, 주차장을 만드네 하는 논의들이 시작되며 개발이 언급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덩치를 불려 골프장과 수상 레포츠 등 대규모 위락시설 건설로 귀결되고 말았습니다. 최근 고창군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흥덕과 성내면 저수지 주변에 27홀짜리 골프장을 비롯하여 전원주택단지, 수상레포츠 시설 등 대규모 리조트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연면적 169ha라고 하니 50만 7천평, 2천5백마지기에 이르는 거대한 면적입니다. 
이를 위해 농어촌공사와 고창군청간에 무슨 양해각서인가를 체결했다는 겁니다.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개발계획에는 그 동안 저수지를 터 삼아 쉬어가던 새들에 대한 배려는 고사하고 대를 이어가며 저수지에 기대어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배려조차 없습니다. 
사람이고 새고 다 내쫓고 뭉개어 돈 많은 외지 부자들에게 팔아넘기겠다는 돈과 폭력만이 난무합니다. 
골프장이 들어설 자리는 저수지 인근의 논과 밭입니다. 대부분 농어촌공사 소유지를 농민들이 임대하여 농사짓는 곳입니다. 
전원주택단지가 들어설 곳은 흥덕 쪽 소나무 숲으로 대부분 보안림으로 지정된 사유지입니다. 아마도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겁니다. 
수상레포츠를 말합니다만 동림저수지 수질이 수상 레포츠를 즐기기에 적당한 곳은 아닙니다.
종합해보면 실제로 추진될 만한 사업은 농어촌공사 소유로 되어 있는 농지를 밀어버리고 건설할 골프장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골프장이 들어서게 되면 우리 농민들은 영농보상비 몇 푼 받고 자기가 경작하던 땅에서 쫓겨나게 되겠지요. 
사람도 쫓겨나는 판에 그깟 천연기념물, 가창오리들 갈 곳 없어지는 것쯤이야 대수가 아니겠지요. 
사람이 먹는 물도 아닌데 농사지을 정도면 되었지 좀 오염된다 한들 어떻겠습니까? 
또 골프장 농약 뿌려대면 얼마나 뿌려대겠습니까? 골프장 농약 때문에 사람 죽었다는 소리 아직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심각한 문제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이 단지 우리 것만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이고 우리가 잘 보존하고 간직해서 우리 후대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땅이라는 겁니다. 
조상들에게 지을 죄는 어찌할 것이며 우리 후대들에게는 무엇을 물려줄 수 있겠는가 하는 겁니다. 그 생각을 하니 앞이 막막해집니다. 
아무래도 싸워야겠습니다.

 

 
 
 
 
 
 
 
 
 
 
 
 
 
 


고창 흥덕 대규모 리조트 조성 계획
고창군- 농어촌공사 정읍지사 10일 양해각서 체결

고창군 흥덕면 신송리와 성내면 동산리 일대 동림 저수지 주변에 골프장(27홀 규모)과 전원주택단지, 수상레포츠시설 등 대규모 리조트 단지를 조성 할 계획이다.
고창군과 한국농어촌공사 정읍지사는 흥덕지구 종합 리조트 개발을 위해 10일 고창군청에서 이강수 군수, 신태호 한국농어촌공사 정읍지사장, 이만우 군의회의장, 한웅재 부군수, 김상무 한국농어촌공사 고창지사장, 재난안전관리과장, 건설도시과장, 실무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사업은 저수지 주변 개발특별법 제정에 따라 한국농어촌공사 소관, 전국 10개 저수지 주변 개발 사업지구로 동림저수지가 선정 됐다.
이번 흥덕지구 종합리조트 개발은 동림 저수지 일대 169ha면적에 한국농어촌공사와 민자 자본 총 1579억원 투입, 골프장 136ha(27홀), 전원주택단지 22ha(150세대), 수상레포츠시설 및 팬션단지 11ha(부대시설2ha)가 조성예정이다.
종합 리조트 단지가 들어서는 동림 저수지 일대는 고창군과 정읍시의 중간에 위치해 교통여건이 양호하며 내장산, 변산반도국립공원, 선운사도립공원과 인근에 있어 관광휴양 시설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는 곳이다.
이강수 고창군수는 “흥덕 동림 저수지는 경관이 우수하고 관광지와 연계 가능한 지역으로 사업성이 충분히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며 “고창군에서도 농어촌 공사의 리조트 사업추진을 위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고 말했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 후 농어촌공사는 사업 계획실이 주관부서로 올해사업지구 지정 승인받아 민간 공동사업자를 선정, 본격적인 종합리조트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고창 동림 저수지는 고창군 흥덕면과 성내면 일대 관개면적1674ha에 유당 면적 4420ha로 저수량 995만㎡를 자랑하는 고창군을 포함해 정읍시, 부안군, 김제시까지 이르는 전북 최대 규모의 농업용 저수지이다.

문의 문화관광과(봉맹종) 560-2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