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밭의 은둔자, 알락해오라기가 나들이를 나왔다가 용코로 걸려들었다. 
녀석이나 나나 저으기 당황하였다.
이녀석 바로 그 자리에서 갈대로 변신한다. 
부리를 하늘로 쳐들고 목을 길게 빼 "나는 갈대다"라고 한다.  
아무리 위장술에 자신이 있다 해도 이건 좀 아니다 싶다. 


한참을 딸싹도 않던 녀석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발을 뗀다. 
얼마나 느린지 나무늘보가 울고 가겠다. 


서서히, 아주 서서히 갈대 숲으로 들어간다. 


차를 돌려 논길을 타고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였다. 
갈대밭으로 사라졌던 녀석 이번에는 더 노골적으로 외출하였다. 
다시 마주친 녀석 역시 그 자리에서 갈대로 변신, 얼음 땡이다.
손을 뻗으면 닿을듯한 그 자리에서 딸싹도 않는다.
그래 너 갈대다. ㅎㅎ 


이 정도는 되어야지..
녀석은 역시 갈대밭이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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