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세상
목이버섯 들깨탕은 왜 없을까?
목이버섯 들깨탕은 왜 없을까?
2016.05.13목이버섯을 먹다 보니 들깨가루 넣고 탕으로 끓여도 맛있겠다 싶다. 한데 이래저래 검색해봐도 그런 요리는 나타나지 않는다.어라,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데 그렇게는 해먹지 않나 보군.. 이상하네~남들이 안한다고 못할소냐 내가 하면 되지. 냉동실 속 돼지고기 한덤백이 자잘하게 썰어 들기름 두르고 볶으면서 소금으로 간 하고, 다진마늘 넣고 더 볶다가, 청양고추와 양파 넣고 또 볶는다. 적당한 시점에서 목이버섯 투여하고 멸치 다시물 부어 끓기 시작하면 들깨가루 넣고 휘휘 젓고 뒤적거리며 고루 익힌 후 마지막으로 대파와 솔(부추)를 넣었다. 들깨탕에는 왠지 간장보다는 소금으로 간 하는게 옳을것 같다. 들깨가루는 넣는것만으로 참으로 구수한 맛을 낸다. 고추가루나 기타의 매운맛을 내는 양념으로 대신할 수 없는 청양고..
선운사 나도수정초
선운사 나도수정초
2016.05.12선운사 골짜기로 매사촌을 보러 갔더니 매사촌은 아직 일러 오지 안했고 숲 바닥 깊은 곳 나도수정초 올라왔습디다. 조용히 우리를 훔쳐보고 있습디다. 내 눈을 바라봐 넌 행복해지고.. 내 눈을 바라봐 넌 건강해지고..
목이버섯볶음
목이버섯볶음
2016.05.10눈 깜짝할 사이 사라져버린 사진기 기억장치를 찾느라 온 방안을 다 뒤졌다. 도저히 찾을 길이 없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대신 먹을거리를 찾았다. , 책꽂이에 꽂혀 있었다. 3월 백두산 기행 때 조선족 가이드가 선물로 준 것을 잊고 있었다. 이거나 먹고 떨어지라는 것인가..기억장치가 내 기억을 앗아 작심하고 영영 숨어버린 모양이다. 포장을 뜯으니 소포장 10개가 들어 있다. 사림 귀를 닮아 '목이'라 했다지.. 나무귀인 셈이다. 말려서 압착시켰다. 압착시켜서 말린건가?물에 불리면 원형으로 복구된다 하는데 양이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없다. 혼자 한끼 먹을 양이 아닐까 싶다. 반신반의했는데 예상이 맞았다. 물에 담근지 30여분 지나니 이렇게 몸집이 불어났다. 잘 행궈 채에 걸러 물끼를 뺀다. 다진마늘 먼저 ..
5분완성 양상추샐러드
5분완성 양상추샐러드
2016.05.09딸래미가 사놓고 간 양상추와 토마토가 눈에 띈다. 지금 먹지 않으면 필연코 버리게 될 것이다. 샐러드를 해 먹어야 되겠는데.. 양념장을 만드는 방법을 검색해보니 딱히 정해진 바가 없다. '있는 재료로 내 입맛대로 하면 된다'는 요리의 기초에 충실하면 되겠다. 얼렁뚱땅 만들어 막둥이한테 먹어보라 하니 "맛있어!"를 연발한다. 내가 먹어봐도 맛있다. 내 입맛이나 막둥이 입맛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양상추 한통, 토마토 2개 조선간장, 산야초 효소, 올리브기름, 들기름, 칠리소스, 다진 마늘, 들깨 가루, 통들깨, 먹다 남은 햄 조각 약간. 각각의 양과 배합은 간 봐가면서 적절하게.. 요리가 뭐 별거 있나? 자신의 입맛과 손맛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팍팍..
붉은뺨멧새와 쇠붉은뺨멧새
붉은뺨멧새와 쇠붉은뺨멧새
2016.05.06새들 가운데는 다른 종과 확연히 구분되는가 하면 꽤 닮았지만 다른 녀석들도 많다. 개중에는 육안으로는 도저히 구분 불가능해보이는 녀석들도 있는데 그래도 이 녀석들은 좀 나은 편에 속한다. 붉은뺨멧새, 2011년 1월 동림지 아래 들판에서 본 녀석이다. 드문 여름철새이며, 드문 나그네새, 매우 드물게 월동한다 했다. 이동 시기가 아니니 월동하는 개체일 터이고 나는 매우 보기 드문 녀석을 본 셈이다. 아래 사진은 이듬해 12월 같은 자리에서 다시 확인한 녀석이다. 뺨의 붉은 기운으로 보아 둘 다 수컷으로 보인다. 무리들 가운데서 뺨이 도드라지게 붉은 녀석들만 포착해 찍은 탓이다. 그 이후에는 다시 확인하지 못했으나 그 부근이 녀석들이 매년 찾는 월동지가 아니겠는가 짐작해본다. 쇠붉은뺨멧새, 2013년 4월 ..
섬휘파람새
섬휘파람새
2016.05.05그 모습을 보기는 어려우나 울음소리는 많이 들어보았을 휘파람새. 특히 제주도의 오름, 한여름의 덕유산 능선에 오르면 귀에 못이 박힐 지경으로 경쾌하고도 힘찬 놈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휘파람새와 섬휘파람새는 그 모습이나 울음소리가 매우 흡사하다. 나로서는 도감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이 둘을 구분해낼 도리가 없다. 파란색과 초록색도 잘 구분 못하는 나에게 올리브 회색, 올리브 갈색, 진한 갈색 기운, 때묻은 듯한 흰색 따위의 색상 구분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다만 놈들의 생태나 서식환경, 지역 등이 사뭇 달라서 그것을 토대로 미루어 짐작할 따름이다. 이에 따르면 나는 아직까지 휘파람새는 보지 못하고 섬휘파람새만 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섬휘파람새와 휘파람새를 구분할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은 어떻게 하면 ..
벙어리뻐꾸기(Oriental Cuckoo)
벙어리뻐꾸기(Oriental Cuckoo)
2016.05.03크지는 않지만 힘 좋은 가물치 낚는 꿈을 꿨다. 낚시대가 뿌러질 듯한 힘겨루기 끝에 겨우 낚아 올렸는데..복권을 사야 되나 잠시 생각했으나 족보에 없는 짐승이니 별볼일 없을거라 금새 단념하고 말았다. 잔디밭 이슬 가시는 동안 다녀온 운곡습지 탐조. 갖은 새소리 들리는 가운데 벙어리뻐꾸기 소리 가깝다. 이동 시기 숱하게 들어왔지만 울창한 숲 속에서 움직이는 은밀성으로 하여 한번도 실체를 확인한 적이 없다. 하여 "내 이번에는 기어코 보리라" 다짐을 해보지만 번번히 때를 놓치곤 했다. 녀석들 이동시기가 바쁜 농사철과 겹치는 탓도 있다. 내 오늘 드디어 너를 보는구나. 아직 잎이 채 무성해지지 않은 나뭇가지 높은 곳에 앉아 벙어리 냉가슴 앓는 듯한 답답한 울음을 토해내고 있다. 하지만 인기척을 느낀 녀석 이내..
부산횟집 미역지리
부산횟집 미역지리
2016.04.23종로3가 뒷골목, 피맛골..역사와 전통, 서민들의 숨결이 스며있는 곳. 뜨끈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생각나는 이 아침. 그 골목에서 먹었던 음식 하나, 부산횟집 미역지리. 냄비가 차고 넘치게 담아주는 미역줄기 속에 광어, 우럭 따위의 생선이 다소곳하다. 흘러 넘치는 국물만큼이나 마주앉은 사람들과의 우정도 넘치고 주고받는 술잔에 마음이 그윽해진다. 미역줄기 건져먹다 보면 속이 차분해져 자칫 해장술에 다시 취하기 십상이겠다. 해장 석잔에 취하면? ㅎㅎ 낮도깨비 되는거다. 과음하지 마시라. 이 정도면 가히 진국이라 할 만하지 않겠는가? 잡내 없는 시원한 국물이 가히 일품이다. 따끈한 밥에 끼얹어 먹어주시고.. 못내 아쉽다면 미역줄기 추가. 음.. 이래 먹다간 배가 터지거나, 술에 취하거나..배창시 싸늘한 이 아..
새만금 야미도 쏙독새
새만금 야미도 쏙독새
2016.04.22군산 가는 길, 잠시 짬을 내 들른 곳. 새만금 야미도, 육지가 되어버린 섬. 모두가 떠나가고 동네가 거의 비었다. 이토록 황량할 수가..바야흐로 철새들의 이동시기. 몇년 전 이 곳에 들렀을 때는 비교적 많은 종의 새들을 보았는데..오늘은 새도 사람도 없다. 할매들은 다들 어디로 가셨을까? 텃밭조차 묵어 있다. 마을과 숲의 경계를 따라 이동한다. 새매? 조롱이? 맹금 한마리 떴다가 금새 숲 속으로 사라진다. 살살 따라가보는데 땅바닥에서 새 한마리 황급히 난다. 쏙독새. 생각보다 날렵하게 난다. 이제는 녀석을 따라가는데..소나무 삭정이 위에 아닌보살하고 앉아 있다. 까칠한 놈 표정하고는..음.. 이 녀석은 소나무에 즐겨 앉는군. 용케도 발견했다. ㅎㅎ대박이다. 쇠솔딱새 한마리 날아와 앉는다. 불쑥.. 찬조..
봄날, 문수사에서..
봄날, 문수사에서..
2016.04.20은사 고라당 문수사 숲에 갔다. 아직은 4월, 신록이 좋다. 장서방 달아나고 큰유리새 날아오고 집짓는 어치는 몇원어치나 물었쓰까? 황금새 한마리 몸을 던진다. 돌탑을 쌓는 마음 알 길 없건만 다람쥐 새끼는 볼테기 미어진다. 번뇌와 해탈이 둘이 아니라는데 달님은 안가?
바람
바람
2016.04.17바람이 분다. 비는 가고 바람만 남아뒷낭깥 소나무 밤을 새워 울었다. 세간살이 덜컹문풍지 바르르 떨고나이 자신 대문은밭은 기침을 뱉는다. 쑥국새 울자동창이 밝는다. 저 멀리 장끼 홰 치는 소리 잔다.. 바람이 잔다.
내 이름은 '민중연합당 농민비례후보'
내 이름은 '민중연합당 농민비례후보'
2016.04.03지금 나의 이름은 '민중연합당 농민비례후보 이대종', 많은 사람 앞에서 나를 소개하고 인사를 한다. 오늘날 내가 있기까지의 과정과 각오를 출마의 변이라는 이름의 글로 정리한 바 있다. 지난달 25일 작성한 것이니 꽤 지난 글이 되었다. 애시당초 먹은 마음 변치 않을 일이다. 농민운동에 발을 내딛는 첫걸음을 1989년 가을 콤바인 옆구리에 붙어 마대를 잡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콤바인이 귀하던 때라 이슬이 내리지 않는 날이면 철야작업도 강행하던 시절, 숙달되지 않은 작업이 어찌나 힘들던지 꿈속에서도 마대를 놓지 못하고 씨름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시기는 또한 전농 결성을 앞두고 전국의 농민운동가들이 힘과 지혜를 모으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듬해 봄 전농이 결성되었고 저는 햇병아리 전농 회원으로 제 삶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