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화가 박홍규
어찌 나를 죄인이라 이르느냐?
어찌 나를 죄인이라 이르느냐?
2018.02.22서울로 압송된 전봉준 장군은 대역죄를 다루는 의금부 권설재판소에서 재판을 받았고, 1895년 4월 24일 새벽 교수형을 받았다. 재판과정에서 일본 영사관 측은 조선민중의 추앙을 받는 전봉준 장군을 조선침략 야욕 실현의 꼭두각시로 삼고자 끊임없이 회유하였다. 이에 대해 장군께서는 “너는 나의 적이요 나는 너의 적이라, 내 너희를 쳐 없애고 나라 일을 바로잡으려 하다가 도리어 너희 손에 잡혔으니 너는 나를 죽이는 것뿐이요 다른 말을 묻지 마라.” 고 단호히 말했으며, 죄인 취급하는 법무아문 관리에게 “도 없는 나라에 도를 세우는 것이 무엇이 잘못이냐? 탐관오리를 벌하고, 부당한 정치를 바로잡으려는 것이 무엇이 잘못이며, 사람을 매매하여 귀천이 있게 하고 공토로서 사토를 만들어 빈부가 있게 하는 것은 인도적인..
판화로 되살아난 최제우 '검결'
판화로 되살아난 최제우 '검결'
2017.09.21송기숙 선생의 소설 [녹두장군] 2권 '용천검'에 최제우의 검결에 관한 비교적 자세한 묘사가 나온다. 1892년 음력 11월, 때는 바야흐로 혁명전야.. 교조신원을 명분으로 삼례에 모인 동학교도들이 칼노래를 부르며 집단 칼춤을 추는 장면이다. "칼노래라는 것은 우리 대신사 수운 선생께서 여기 전라도 남원 선국사 은적암에 머무르실 때 지으신 노래올시다. 여기 은적암에서 선사께서는 석달을 머무르셨는데, 그 사이 도력이 더욱 왕성하시니, 그 희열을 금치 못하여 스스로 노래를 지으시어 달 밝고 바람 맑은 밤을 타서, 목검을 짚고 묘고봉상에 홀로 올라 노래를 부르며 칼춤을 추시니, 그 노래를 일러 검결 즉 칼노래라 하였습니다. 검결 시호시호 이내 시호 부재래지 시호로다 만세일지 장부로서 오만년지 시호로다 용천검 ..
백남기 농민, 쇠를 잡다.
백남기 농민, 쇠를 잡다.
2016.10.12농민화가 박홍규 작 전북도연맹 전진대회, 지난 8월 우리는 백남기 회장님을 모시고 한판 판굿을 벌였다. 함께 사진도 찍고.. 차전놀이도 지휘하시고.. 직접 쇠를 잡으셨다. "한판 놀아보세~" 얼씨구~ 좋다~! 백남기 회장님은 투쟁하는 농민들 가슴 속에 늘 함께 하실 것이다. 11월 12일 민중총궐기, 우리 모두 백남기가 되자!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며..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며..
2016.02.13이 그림에는 그냥 봐서는 알 수 없는 비밀이 숨어 있다. 그 비밀은 작가에게 직접 들어야 비로소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그림은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대표의 신간 「진보를 복기하다」에 삽화로 실려 있다. 이 책을 사서 보게 되면 이정희 전 대표가 말하는 버리기 아까운 진보정책 11가지와 이정희 전 대표가 직접 골랐다는 박홍규 화백의 작품과 삽화를 접할 수 있다. 특히 '3장 농업 문제는 국가 존립의 문제'에서는 전농과 통합진보당이 함께 이론적 토대를 쌓아 올리고 실천적으로 발전시켰던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국민기초식량보장법)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통합진보당은 농업 문제를 농민 생존권 문제를 넘어선 국가 자체의 존립 문제로,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농업포기에 맞선 진보정치의..
압수수색 당하던 날
압수수색 당하던 날
2015.07.22이른 아침, 급한 전갈을 받고 달려간 순창.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검찰 수사관들은 집을 뒤지고, 논밭에 나가다 달려온 순창 농민회원들이 마당에 둘러앉아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막걸리 한잔 하라는 말에도, 미리 연락하고 왔으면 청소라도 해놓았을 것 아니냐는 비아냥에도 아무런 대꾸 없이 집을 뒤지는 놈들, 집주인이 건네주는 천년초 효소 음료는 넙죽 잘도 받아먹는다. 호랭이나 물어갈 놈들.. 밥은 먹고 이 지랄들인가? 거실 탁자 위에 놓인 판화 한 점, 홍규 형이 새겼다. 아마도 순창 농민회 영농발대식에 내놨던 모양이다. 일기 안도현 오전에 깡마른 국화꽃 웃자란 눈썹을 가위로 잘랐다 오후에는 지난여름 마루 끝에 다녀간 사슴벌레에게 엽서를 써서 보내고 고장 난 감나무를 고쳐주러 온 의원에게 감나무 그늘의 수리도 ..
못살겠다 갈아엎자!
못살겠다 갈아엎자!
2015.07.21못살겠다 갈아엎자! 전농 전북도연맹 민족농업 전진대회 콕 찍어내 누구라 특정할 수 없지만 매우 낯익은 얼굴들 두툼한 외투에 구호가 적힌 마대 옷, 붉은 머리띠 11월 총궐기 투쟁에 나선 농민들이 시공을 뛰어넘어 7월 염천에 등장하였다. 묵은 농정 갈아엎고 농민세상 안아오자!! 11월 총궐기로 식량주권 사수하자!!
동학농민혁명군 장흥부 덕도 탈출도
동학농민혁명군 장흥부 덕도 탈출도
2015.07.06장흥 석대들 전투는 혈전이었다. 농민군들은 수백 명의 희생자를 내고 자울재를 넘어 남쪽으로 퇴각하며 옥산촌 전투와 월정 전투를 치른다. 장흥 전투는 1주일간의 승리에 뒤이은 일본군과 관군, 민보군의 32일간의 기나긴 토벌로 엄청난 희생자를 냈다. 일본군들의 추격으로 흩어졌던 농민군 500~600명이 대거 덕도로 운집하자 16세 소년 윤성도를 비롯한 덕도 주민들이 밤을 이용해 남해안 주변 섬으로 농민군들을 모두 분산 피신시켰다. [동학농민혁명군 장흥부 덕도 탈출도]는 전투에 패한 동학농민군이 범선을 이용해 탈출하는 장면을 형상한 작품이다. 이후 이들은 한 명도 붙잡히지 않았고 덕도 주민들 또한 토벌 과정에서도 모두 무사했다 한다. 조선 감점 이후 이들은 의병투쟁으로, 무장 항일투쟁으로, 섬에서 혹은 어느 ..
동학농민혁명렬사 이소사像
동학농민혁명렬사 이소사像
2015.07.06우금치를 넘지 못한 농민군 본대는 통한의 패배를 뒤로 하고 후퇴를 거듭하다 태인에서 마지막 전투를 치른 후 해산한다. 말이 해산이지 온전하게 고향으로 돌아간 농민군들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북접 농민군들은 무주, 영동 등지에서 전과를 올리며 북상하다 보은 전투에서 심각한 패배를 겪은 후 충주에서 부대를 해산한다. 다른 한편 이방언 장군과 장흥의 농민군들은 토벌을 피해 남하를 계속한 농민군들과 합세하여 남도의 끝자락에서 농민혁명의 마지막 불꽃을 찬란하게 피워낸다. 농민군들은 고부 군민을 능욕했던 역졸들의 거처 벽사역을 격파한 후 장녕성을 함락시켜 장흥 부사 박헌양을 처단하고 기세를 몰아 강진현과 병영성까지 함락시킨다. 하지만 빗자루로 청소하듯 토벌전을 전개하며 남하한 조일 연합군과의 석대들 전투(석대 ..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 판화전 작품집 '피노리 가는 길'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 판화전 작품집 '피노리 가는 길'
2015.01.20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 판화전 작품집 '피노리 가는 길' 모든 그림은 누르면 커집니다.
갑오세 가보세, 을미적 을미적, 병신 되면 못 가리..
갑오세 가보세, 을미적 을미적, 병신 되면 못 가리..
2014.11.29대략 5년 전쯤의 일이다. 당시 나는 송기숙 선생의 장편소설 '녹두장군'을 읽고 그 충격과 감동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괜스레 고창과 정읍 일대에 흩어져 있는 유적지를 찾아다니기도 하고 관련 책들을 뒤적거리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이제 몇 년 후면 다시 갑오년이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이와 관련한 최초의 대화를 홍규형과 주고받았다. "이제 몇 년 후면 갑오년 2갑자요. 예술인으로서 형님이 큰 역할을 해야 되겠고 전농 차원에서도 뭔가 대담한 계획이 있어야지 않겄어요?" 대략 이런 이야기였다. 홍규형이 크게 공감을 해주었다. 그 후 나는 전농에 올라가 일하게 되었고 2013년도 사업계획 속에 '갑오농민전쟁 12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구성 사업을 끼워 넣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아무런 일..
박홍규 작 '후천개벽도'
박홍규 작 '후천개벽도'
2014.11.17이 작품은 올여름 릴레이 개인전 '전녹두 어서 오게나'에서 선보인 것이다. 그 당시에는 이게 왜 후천개벽도일까 하며 큰 감흥 없이 그저 그렇게 봤다. 그런데 이번 전시회에 다시 걸면서, 그리고 작품집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었다. 이 작품은 '집강소'와 집강소에서 내건 '폐정개혁 12개 조항'을 같이 들여다보고 그 역사적 의미와 맥락을 되새기면서 봐야 한다. 내 경험이지만 그리하면 그림이 완전히 새롭게 보인다. 집강소 전주화약 이후 호남 일대 각 고을에는 집강소가 설치되었다. 농민군은 집강소를 통해 탐관오리 징계, 신분제 폐지와 같은 반봉건적 과제를 수행해나갔다. 집강소는 우리 역사상 최초로 민중이 국가권력의 지배에서 벗어나 자치와 자립의 민주주의를 실현했던 기구다. 집강소는 본래 동학혁명 이..
농민화가 박홍규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 판화전 '피노리 가는 길'
농민화가 박홍규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 판화전 '피노리 가는 길'
2014.11.05한번 크게 패배하여라!그리하여 영원히 승리하라! 우리 역사의 가장 불행했던 순간에 가장 빛나게 싸웠으며 가장 처절하게 패배한 전봉준은 그 자체로 시대가 되고 역사가 되어 영원한 생명을 얻었다. 오늘도 우리는 들판에서, 공장에서, 거리에서 무수한 우리 시대의 전봉준과 대면하며 살아가고 있지 아니한가? 오늘 저녁 5시 개막식이 열립니다. 현장에 오시면 막걸리 쏩니다. 여기에서.. 전주에서 술 마시는 법, 전주 막걸리와 가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