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랑게
갯벌의 행위 예술가, 엽낭게
갯벌의 행위 예술가, 엽낭게
2012.10.10바닷물이 한바탕 밀고 들어와 온갖 흔적을 말끔히 지워버리고 물러간 자리.곱디 고운 모래판에 무수히 작은 모래 구슬이 질서도 정연하게 늘어선다. 누가 이렇게도 정교한 예술행위를 한단 말인가? 그 작은 모래구슬만큼이나 작은 녀석들이 자그마한 구멍을 들락거린다. 바로 이 녀석, 달랑게과의 엽낭게이다. 작은 모래구슬은 이 녀석이 모래 속 플랑크톤 등의 먹이를 섭취하고 뱉어낸 먹이활동의 결과라고 한다. 바다 저 멀리로 해가 기울고 눈에 보일동 말동 하는 녀석과 녀석의 예술작품도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다. 역광에 비친 모습이 장난꾸러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