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관민상화, 도인과 정부는 묵은 감정을 버리고 협력할 것
관민상화, 도인과 정부는 묵은 감정을 버리고 협력할 것
2022.08.22전주화약이 성립된 6월로부터 재봉기하게 되는 10월에 이르기까지 농민군의 활동은 집강소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이 시기 전봉준은 전라도 모든 군현에 집강소를 설치함은 물론 이를 합법적이고 체계화된 통치체계로 세우기 위해 끈질긴 노력을 쏟아부었다. 전봉준은 각 고을을 직접 순회하며 이를 추동하는 한편 관찰사 김학진을 집요하게 압박하고 재촉하여 집강소를 공인된 통치 기관으로 만들어나갔다. 전봉준은 김학진과 협조하여 합법적인 방식으로 폐정을 개혁하면서 전라도 전역을 손안에 거머쥐고자 했던 것이다. 8월 초 관찰사 김학진은 전봉준에게 “도인을 인솔하여 전주를 지킴으로써 국난을 극복하자”고 제안했다. 김학진이 말하는 국난은 일본군의 경복궁 침탈(7월 23일)과 전쟁 도발을 의미한다. 그간 전봉준과 주도권 확보를 놓..
낫네 낫어 난리가 낫어
낫네 낫어 난리가 낫어
2022.02.14역사학자 고 이이화 선생은 조선 후기 마지막 100년을 '민란의 시대'라 명명했다. 1811년 홍경래의 관서농민전쟁으로 서막을 열고 1862년 임술 농민봉기를 거쳐 1894년 동학농민전쟁으로 타올랐으니 민중사적 견지에서 들여다 본 조선의 19세기는 온통 민중들의 변혁 열망으로 들끓었던 셈이다. 1800년 정조 사후 그가 추진하던 걔혁이 중단되고 극심한 세도 정치가 발호했다. 몇몇 세도가와 문벌이 조선의 모든 부와 권력을 거머쥐었고 세대를 거듭할수록 더욱 완고하게 뿌리를 내리며 나라를 좀먹고 거덜냈다. 백성들의 처지는 비참하기 짝이 없었다. 세도정치는 매관매직을 낳고 매관매직은 탐관오리를 낳았다. 이들의 참혹한 수탈과 착취로 조세제도의 근간인 삼정(전정, 군정, 환곡)이 문란해져 농민들은 1년 내 농사지어..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2022.01.08한국농정신문 '동학농민혁명, 판화로 읽다'에 한 달에 한 번, 1년간 글을 보내게 되었다. 그 첫 번째, 고심하여 썼는데 너무 쥐어짠 느낌이.. 1년이 금방 지나가버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정읍 황토현 기념관, 나는 커다란 판화 앞에 오래도록 서 있다. 판화 속 농민군, 그들의 부릅뜬 눈을 본다. 내지르는 함성을 듣는다. 콩 볶듯 울리는 총소리, 지축을 흔드는 포성, 찢어진 깃폭, 총 맞은 까마귀, 진군의 함성과 쓰러진 이들의 통곡소리 뒤엉킨다. 시체가 산을 이루고 피는 내가 되어 흐른다. 판화는 우금티 전투를 형상한 것이다. 갑오년이 저물고 있었다. 새해 벽두 고부 농민봉기로부터 촉발된 갑오년의 농민항쟁은 3월 봉기..
우금티, 송장배미, 봉황산 넘어 충청감영으로..
우금티, 송장배미, 봉황산 넘어 충청감영으로..
2019.12.14무슨 놈의 겨울이 이리 따뜻한가, 눈도 안 오고.. 용교리 지나 장성 갈재 아래 입암, 배후에 입암산이 버티고 서 있다. 잠행 길 나선 전봉준 장군이 스며들었던 입암산을 바라보다 그이의 발자취를 거꾸로 밟아 올라간다. 태인, 원평, 전주 스쳐 삼례, 여산, 논산, 노성 지나 이인. 4차선 국도가 시원스레 잘도 닦였다. 한 시간 반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 사이 점심 먹을 시간이 됐다. 잘하는 짬뽕집은 쥔양 반이 독감 걸려 문을 안 열었다. 순대국밥에 소주 한 병, 속을 채우고 칼칼한 목도 축인다. 이인은 농민군 2차 봉기 후 농민군 주력부대와 관군 간에 첫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11월 19일(음력 10월 22일) 손병희가 이끄는 북접 농민군이 이인을 점령했다. 농민군은 급파된 관군을 맞아 취병산에 진을..
꼭 읽어야 할 책, '나라 없는 나라'.
꼭 읽어야 할 책, '나라 없는 나라'.
2016.01.15나라가 있다는 것인가, 없다는 것인가? '나라 없는 나라'.. 제목 치고는 참 거시기하다. 제목이 왜 이럴까? 소설의 배경이 되는 120여년 전, 소용돌이치던 조선 말기의 우리 역사와 관련이 있다. 조선 말기 부패한 조정과 탐관오리들의 가혹한 수탈과 호시탐탐 조선을 노리던 외세의 침탈에 맞선 농민들의 저항은 갑오년 동학농민혁명으로 폭발한다. 혁명 초기 파죽지세로 전주성을 점령한 농민군의 위세에 놀란 봉건 통치배들은 청나라에 원군을 요청하기에 이르는데.. 외국군대를 끌어들여 자기나라 백성을 압살하려 한 정신 나간 사대매국 행위는 조선을 돌이킬 수 없는 파멸로 몰아간다. 청나라의 파병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일본에게 조선 진출의 빌미를 제공하고, 일본은 이때다 하고 청나라보다도 앞서 제물포에 군대를 상륙시..
대둔산 동학 농민군 최후 항전지
대둔산 동학 농민군 최후 항전지
2016.01.02"갑오세 가보세 을미적 을미적 병신 되면 못 가리.." 새해를 어디서 맞을 것인가를 두고 여러 생각이 많았는데 발길은 결국 대둔산으로 향했다. 일본군 기록에 남아 있는 마지막 농민군 토벌, 대둔산에는 우금티에서의 통한의 패배 이후에도 3개월여에 걸쳐 항쟁을 이어간 동학농민혁명군의 항전지가 있다. 그런데 왜놈들이 전하는 기록에야 마지막일 수 있겠지만 어찌 이를 두고 마지막이라 하겠는가? 농민군의 항쟁은 을미의병으로, 정미의병으로.. 이름도 없이 성도 없이 싸우다 산과 들에서 죽고 논밭에서 썩어 흙이 되고 거름이 되어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일어나고 또 일어나고 또 일어나 오늘날까지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어떤 이는 "갑오년에 쏜 총알이 아직도 날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1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하는 말들..
3차 : 갑오년 농민군의 한이 서린 백두대간 남원구간(여원재-복성이재)
3차 : 갑오년 농민군의 한이 서린 백두대간 남원구간(여원재-복성이재)
2015.02.144시 반에 집을 나서 복성이재에 차를 두고 여원재에 도착하니 6시 반. 남원 보절 사는 농민회원의 도움을 받았다. 일주일만에 다시 찾은 여원재 고갯마루, 조각달이 중천에 떠 있다. 여원재에서 고남산에 이르는 구간은 120년전 운봉을 공략하려던 농민군과 운봉의 박봉양 민보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인 격전장이다. 가장 큰 전투는 방아치에서 벌어졌다. 고남산으로 가파르게 치고 오르기 전의 나지막한 구릉형의 산지가 이어지는 지역이다. 김개남포의 농민군은 이 전투에서 패해 예기가 꺾이고 영남지방으로의 진출이 좌절되었다. 당시 박봉양 민보군은 영남지역 민관의 지원을 받아 막강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구간은 해 뜨기 전 어둠 속에서 빠르게 통과하였다. 그날의 농민항쟁을 기억하는 양 동짝 하늘이 핏빛으로 밝아온다...
갑오세 가보세, 을미적 을미적, 병신 되면 못 가리..
갑오세 가보세, 을미적 을미적, 병신 되면 못 가리..
2014.11.29대략 5년 전쯤의 일이다. 당시 나는 송기숙 선생의 장편소설 '녹두장군'을 읽고 그 충격과 감동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괜스레 고창과 정읍 일대에 흩어져 있는 유적지를 찾아다니기도 하고 관련 책들을 뒤적거리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이제 몇 년 후면 다시 갑오년이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이와 관련한 최초의 대화를 홍규형과 주고받았다. "이제 몇 년 후면 갑오년 2갑자요. 예술인으로서 형님이 큰 역할을 해야 되겠고 전농 차원에서도 뭔가 대담한 계획이 있어야지 않겄어요?" 대략 이런 이야기였다. 홍규형이 크게 공감을 해주었다. 그 후 나는 전농에 올라가 일하게 되었고 2013년도 사업계획 속에 '갑오농민전쟁 12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구성 사업을 끼워 넣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아무런 일..
농민화가 박홍규 판화전 '전녹두, 어서 오게나'
농민화가 박홍규 판화전 '전녹두, 어서 오게나'
2014.06.27농민화가 박홍규의 판화전이 열리고 있다.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아 전북 민족미술인협회가 열고 있는 이어달리기 전시회 '전녹두, 어서오게나'의 홍규형 순번.전주 남문시장 근처 '차라리언더바'내일 모레면 끝난다. 어서 가서 보시라. 나는 다른 말이 없다나를 죽일진대종로 네거리에서 목을 베어오고가는 사람들에게피를 뿌려주는 것이 옳거늘어찌 컴컴한 적굴 속에서 암연히 죽이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