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산행
나홀로 밤산행, 달빛을 벗 삼다.
나홀로 밤산행, 달빛을 벗 삼다.
2016.10.14마음이 울적해서 길을 나섰네~ 하루 내 이 노래가 입에 맴돌았다. 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내다 주섬주섬 배낭을 챙겨 방장산에 올랐다. 이미 늦은 밤, 달이 밝다. 보름이거나 아니면 그 근방이거나..홀로 나서는 밤산행은 약간의 공포를 동반한다. 자연히 걸음이 빨라지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되지만 정신은 오히려 가볍고 맑아진다. 조망이 터지는 능선에 오르면 순식간에 무섬증은 사라지고 아랫 세상을 내려다보며 알지 못할 희열에 휩싸인다. 30분 나마 땀을 쏟아 갈미봉에 올랐다. 허공의 달은 휘영청 밝고 장성 너머 광주쪽 하늘이 붉게 달아올랐다. 이따금 양고살재를 넘나드는 자동차 불빛이 꼬부랑길을 휘감고 돌 뿐 인기척이라곤 없다. 방장산은 구절초가 이쁘게 피는 산, 달빛에 어린 구철초가 청초한 빛을 발한다. 벽오봉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