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
설날 아침
2009.01.26설날 아침. 밤사이 내린 눈이 살포시 쌓여 있다. 내장산 망해봉 위로 붉은 노을을 이고 아침해가 떠오른다. 우리집에도 볕이 들기 시작한다. 섬돌 위에 놓인 신발들이 사람 꽤나 사는 집 같다. 아이들 다그쳐 세배 받고 차례 모실 준비에 들어간다. 차례를 모시려고 병풍을 편다. 호남의 명필 창암 이삼만 선생이 썼다는 글씨가 그럴듯하기는 하나 의미를 도통 알 수 없다. 그림이라도 볼 요량으로 반대쪽 면을 선택하여 펼친다. 다들 작다고 한복을 입지 않고 상대적으로 성장속도가 느린 막내만 한복을 차려입어 설날 아침 모델로 선정되었다. 한과를 차리는데 온갖 정성을 다 기울이고 있다. 한 5분은 걸린듯 하다. 차례상이 그럴듯 하다. 차례를 마치고 떡국에 곁들인 반주가 기분 좋은 내곤함으로 몸을 덮친다. 동네를 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