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비오름의 아침
따라비오름의 아침
2019.11.09가시리에서 맞는 아침, 해 올라오기 전에 따라비오름으로 간다. 따라비오름은 억새 천국, 억새 좋을 때 잘 맞촤 왔다. 따라비오름 입구, 울타리는 그대론데 말들이 없다. 말이 사라지니 억새가 살판 났다. 붉어진 동녘, 금방이라도 해가 쑥 밀고 올라올 듯 공연히 맘이 급해진다. 시간이야 넉넉하다. 하지만 빨라지는 발걸음을 막을 수 없다. 정상에 올라 5분여, 해가 올라온다. 따라비오름에 아침이 밝았다. 천지사방이 급격히 밝아진다. 한라산이 우람하다. 마치 거인의 뒷모습.. 따라비오름 능선 너머 저주파 소음 웅장한 풍력 발전기를 죄다 뽑아냈다. 뽀샵은 마술사.. 광활한 중산간, 조천, 구좌 방면 오름들도 일제히 아침을 맞는다. 따라비오름은 굼부리가 세개, 복잡한 지형만큼 오밀조밀한 아름다움이 있다. 중심부에 ..
장안산에서 바라보는 지리주릉이 장엄하다.
장안산에서 바라보는 지리주릉이 장엄하다.
2011.10.08장수에 갈 일이 생겼다. 방장산이라도 가야겠다고 맘 먹고 있던 차에 산행지를 장수로 변경하였다. 때는 가을인지라 억새 좋은 산을 고르니 장안산이 걸려든다. 장수 IC에서 그리 멀지 않다. 시간이 어중간한지라 무룡고개에서 정상까지 왕복하는 것으로 길을 잡았다. 산행 출발지로 잡은 무룡고개가 이미 1,000m가 넘는 고지인지라 정상(1,237m)까지는 불과 200여미터만 고도를 올리면 된다. 동네 뒷산 오솔길같은 산길은 편안하기 짝이 없다. 거리 3km, 한시간 가량이면 충분하다. 등산로 주변 햇빛 밝은 곳에 핀 정영엉겅퀴, 꽃등에들이 바쁘다. 정상까지 1.5km가 남았다는 표지판을 지나자 전망이 툭 터지는 억새능선이 나타난다. 멀리 지리 주릉이 한 눈에 잡히고 지리산에서 달려온 백두대간의 산줄기들이 겹겹이..
억새천국 따라비오름의 가을
억새천국 따라비오름의 가을
2009.11.27가을걷이가 한창이던 10월 중순 제주도를 다녀왔다. 대부분의 작업이 기계로 이루어지는 가을일이라 기계 없는 사람 백수가 되어버리는 요즘 가을이라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속 없는 짓이라 컴퓨터 깊숙히 숨겨두었던 사진을 이제서야 떠들어본다. 겨울의 초입에서 돌아보는 전성기의 가을억새와 따라비오름이 기억에 새롭다. 탐스런 억새와 억새를 스치는 제주의 바람. 현장의 감동이 거의 묻어나지 않는 부족한 사진이 안타깝다. 가시리의 밤을 불사른 한라산 소주와 제주도 막걸리에 곤죽이 되어 일어나지 못하는 일행을 남겨두고 따라비오름으로 향하였다. 오름에 올라 해를 보겠다는 계획은 틀어지고 말았다. 따라비오름에 도착하자마자 해가 떠오르고 있다. 방목장의 문을 열고 따라비오름의 영역에 들어서니 살찐 말들이 달려온다. 잘 정비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