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순잔치를 벌여보자.
옻순잔치를 벌여보자.
2015.04.29바야흐로 옻순 먹을 시절이 도래하였다. 때마침 비도 내린다 했다. 바쁜 농사철이긴 하나 잠시 손을 놓고 모이자 했다. 낮 12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다들 일하던 차림새 그대로 입만 가지고 왔다. 옻순은 굳이 데칠 일도 없이 생으로 먹는다. 찍어먹을 초장 하나, 쌈장 하나, 고기 좋아하는 사람 삼겹살 구워 싸먹는다. 후환이 다소 두렵기는 하나 옻 탈 염려는 잠시 접어두는 것이 좋다. 옻 오르면 어쩌나 하는 아슬아슬한 두려움이 옻순을 먹는 또 다른 묘미가 아니겠는가? 옻이 지닌 독성과 달리 아삭한 식감과 달착지근한 맛과 향은 부드럽기 그지 없다. 1년에 한번뿐인 이런 기회를 그냥 넘길 수는 없다. 대부분이 농민들인 민주민생고창연대 회원들이 모였다. 이렇게 먹으면 끊임없이 들어간다. 비닐온상 한쪽에서..
옻순 쌈밥
옻순 쌈밥
2013.05.09옻순 먹을 때가 되었다. 변덕스런 날씨, 맵찬 꽃샘추위가 영향을 미친 듯 작년에 비하면 1주일가량 늦었다. 고창 기준이니 중부 지방, 강원도 산간까지 감안하면 향후 열흘 정도가 옻순을 먹을 수 있는 시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2009년도 첫맛을 본 후 한해도 거르지 않고 옻순을 먹고 있는 바 해가 거듭될수록 옻에 대한 면역능력이 증강되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여전히 1주일가량은 이래저래 고생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니 첫손가락으로 꼽자면 독특한 식감과 뛰어난 맛이다. 식감을 표현하자면 '사각사각', 맛을 표현하자면 '달콤 살벌'이라 할 것이다. 옻이 지닌 독성에 비하면 맛은 매우 순하고 달다. 하지만 어지간한 사람은 옻 오를 것에 대한 긴장감을 늦출 수 없기에..
옻순, 지금 먹어야 한다.
옻순, 지금 먹어야 한다.
2012.04.30작년 그러께 처음으로 옻순을 먹어본 후 이맘때만 되면 솔솔 생각이 나다 못해 안달이 난다. 지난주 금요일 집에 내려가려고 준비하던 차에 반간 전화가 왔다. 전화기에 뜨는 이름을 보자 떠오르는 옻순의 추억. 억세게도 옻을 잘 다루는 덕환이 형님이다. "야 옻순 묵을 때 돼얐다. 언지 올래?"답변이 실시간으로 나간다. "내일 가께라" 그러고는 차말로 갔다. 늘 함께 하는 경락이성하고.. 옻순이 한소쿠리.. 많이도 해 놓으셨다. 이것을 언제 다 묵는다냐. 데쳐서도 묵고, 생으로도 묵고..각자 입맛대로 먹는다. 중요한건 둘 다 맛있다는 사실. 막걸리도 묵고, 소주도 묵고, 섞어서도 묵고..밥도 싸묵고. 어떻게 묵어도 좋다.옻순을 묵고 난 친구놈 표현이 걸작이다. "부드럽고 무난한 맛. 부담없이 들어가면서도 마구..
옻순 데쳐먹기
옻순 데쳐먹기
2009.05.01옻닭을 처음 먹고 겪었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얼굴을 제외한 온 몸뚱아리가 갑옷을 입은 것처럼 부풀어 오르고, 엄청난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긁어댄 자리에서는 진물이 흘렀다. 보건소 주사를 맞고도 가라앉지 않던 증상이 밤나무 삶은 물로 목욕을 수 차례 하고 나서야 비로소 완화되기 시작하였고 그 후로 나는 옻 오른 데는 밤나무 삶은 물이 좋더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나는 지금 개옻이 올라 있다. 뒷낭깥에서 대나무를 베어내다 개옻나무와 수차례 접촉한 데다 쭉나무 순을 꺾다 개옻순을 함께 꺾은 것이 화근이 되었다. 우리 동네에서는 개옻을 거메나무라고 하고 개옻이 오른 것을 '거메올랐다'고 한다. 눈 주위, 귓불 등 얼굴의 연한 부위가 빨갛게 부풀어 올라 영락없이 술 한잔 걸친 몰골이다. 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