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래봉에서 지리를 보다.
바래봉에서 지리를 보다.
2021.01.10바래봉을 오른다. 지난겨울 오르다 작파했던 바로 그 길, 이번엔 뜨는 해 말고 지는 해를 보자는 것이다. 팔랑 마을에서 바래봉 오르는 길은 매우 수월하다. 팔랑치에 오르면 지리 주릉과 서북 능선이 한눈에 잡힌다. 구름짱 두터운 곳, 그곳에 천왕이 있다. 운봉고원 너머로 해가 뉘엿뉘엿, 동학 농민군의 비원이 서린.. 저 멀리 고리봉, 그 너머 만복대가 살짝 전라도에서는 반야가 주봉이다. 구상나무 조림지를 지나.. 바래봉을 오른다. 살래 사람 살래 보고 있겄지. 험악허네.. 살래 사람들 살기 팍팍허겄다. 나는 저 산만 보면 피가 끓는다. 눈 쌓인 저 산만 보면 지금도 울리는 빨치산 소리 내 가슴에 살아 들린다. 해 넘어가고.. 내려왔다.
잠시 후면 갑오년 새해가 밝아오겠다. 나는 지금 해마중 간다.
잠시 후면 갑오년 새해가 밝아오겠다. 나는 지금 해마중 간다.
2014.01.01화면 하단에 박혀 있는 2014-01-01이라는 날짜 표시가 낯설다. 아직은 새벽, 잠시 후면 새해가 밝아오겠다.먹이터에서 돌아오는 가창오리떼의 쐐액~ 하는 웅장한 비행소리가 새벽바람을 일으켜 지붕을 스친다. 다시 갑오년, 갑오년 2갑자에 새로 뜨는 해마중을 어디서 할 것인가? 선운산 천마봉으로 가기로 작정했다. 말의 해이니만치 천마봉에서 해마중을 하는 것이 좋겠다 싶다. 천마봉에서 보는 해는 방장산 너머에서 떠오를 것이다. 해마중 하고 나면 도솔암 미륵불에다 대고 소원을 말해야겠다. 올해는 민중세상, 해방세상 쓰겄게 한번 열어보자고..해마중 가기 전에 어제 본 지난해 마지막날 묵은해를 돌아본다. 우리집 마루에서 본 2013년 마지막 일출. 내장산 망해봉 너머에서 올라오고 있다. 동네 앞 동림저수지에서 ..
울릉도 해안 절경과 학포 일몰에 취하다.
울릉도 해안 절경과 학포 일몰에 취하다.
2010.10.13아침이 밝았다. 어젯밤 보았던 거대한 와불을 알현한다. 구름이 다소 낀 싱그러운 가을 하늘을 인 나리분지는 한적하기 이를 데 없다. 또르륵 또륵 방울 굴리는 소리를 내며 날아다니는 방울새들만 분주하다. 밭에는 대부분 더덕이 심어져 있고 군데군데 참고비를 심어놓은 밭이 보인다. 이미 가을이 완연하여 묵은 밭처럼 보이고 쓸쓸하다 못해 황량한 감마저 든다. 할레 할레 걷다 보니 울릉도 전통가옥인 너와집이 보인다. 실제로 사람이 살았던 집을 보전하고 있는 듯 하나 관리상태가 영 좋지 못하다. 가장 큰 특징은 눈이 많이 쌓이면 굳이 집 밖에 나오지 않고도 집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건물 외벽을 다시 한번 견고하게 감싸는 '우데기'가 그것이다. 지붕에는 바람에 대비하여 굵은 돌들이 너와를 하나하나 세심..
도요새와 함께 지는 해를 바라보다.
도요새와 함께 지는 해를 바라보다.
2010.08.30심원 만돌 갯벌에 갔다. 만조가 되어도 물 위에 남아 작은 모래섬이 되는 갯등이 거기에 있다. 여름에는 흰물떼새, 쇠제비갈매기들의 번식처가 되고 도요새들의 이동시기에는 갯벌은 먹이터, 갯등은 휴식처가 된다. 그리고 겨울에는 민물도요, 흰물떼새 등이 월동을 한다. 그 뿐인가? 넓은 갯벌은 어민들의 밭이다. 바지락, 동죽, 백합 등이 무지하게 들어 있다. 4시 10분경 만조 시각을 10여분 앞두고 도착하였으나 갯등으로 들어가는 길이 닫히고 말았다. 첨벙거리고 들어갈만도 하겠으나 그러지 못하였다. 그러기에는 가진 것이 너무 많은 모양이다. 대기가 맑아 위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중부리도요 한마리 갯등을 바라본다. 날개 단 놈이 사람 흉내를 낸다. 백로도 덩달아.. 왕눈물떼새. 갯벌을 팔짝거리고 뛰어다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