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 홍어탕
겨울날 홍어탕
2015.12.203차 총궐기대회를 마치고 나니 딱 저녁먹을 시간이 되었다. 시간 참 예술로 맞췄다. 겨울값 하느라 날이 꽤 차다. 으실으실한 몸을 덥히면서도 속을 확 풀어줄 먹을거리가 무엇이 있을까?이런저런 모색 중에 마지막 순간 홍어탕이 떠올랐다. 홍어탕이라면 찍찍거리는 코까지 뻥 뚫어주지 않겠는가고 다들 반색한다. 전주 속초홍어, 홍어탕에 관한 한 조선 팔도에서 최고 수준이라 감히 확신한다. 꽤 오랫만에 찾았다. 완주군청이 이사가고 그 자리에 아파트를 세우는 공사가 진행중이다. 골목 맛은 영 달라졌지만 홍어탕은 변함없이 한결같은 맛이다. 눈꼽만큼의 변화도 없어 좋다. 어떻게 이처럼 일관된 맛을 낼 수 있는지 재주가 용타. 뱃 속에 홍어꽃이 활짝 피니 몸이 후끈 달아오르고 가슴이 상쾌하게 열린다. 용가리같은 콧바람을 ..
전주에서 술 마시는 법, 전주 막걸리와 가맥
전주에서 술 마시는 법, 전주 막걸리와 가맥
2012.12.19막걸리집을 간다. 가되 빈 속으로 가야 한다. 여기는 꽤 유명한 막걸리집 '일번지', 서신동에 있다. 바로 옆 서신 겔러리에서 전시회중인 국내 유일의 진정한 농민화가 박홍규 화백님과 동행하였다. 첫주전자를 시키니 대충 이러한 상이 차려진다. 횟집 싼데서 나오는 것 정도로 생각하면 다소 오산, 안주거리들이 다 맛나다. 청국장 맛 좋고.. 두번째 주전자.. 세번째 주전자.. 게장밥이 나온다. 이걸로 밥은 대신한다. 예술가의 손이 바빠지고.. 에술가가 빚은 밥을 받아든 사람들은 몹시 흐뭇해진다. 내오간의 금슬도 좋아지고.. 네주전자를 먹고.. 일어난다. 더 묵으면 묵는대로 이러저러한 안주들이 나오겠으나 더 묵어봐야 배는 터질 듯이 부르고 잘 기억도 안나고 하니 이쯤에서 일어나는 것이 상책이다. 서운한 사람들 ..
살인정권 이명박 규탄 용산 참사 추모 전주 촛불집회
살인정권 이명박 규탄 용산 참사 추모 전주 촛불집회
2009.01.2221일 오전 11시 전북 경찰청사 앞. 전북지역 시민, 사회단체 대표자와 활동가들이 살인정권 이명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예정시각보다 일찍 모여든 참가자들과 언론사의 취재열기가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말해주는 듯 하다. 기자회견은 놈들이 저지른 만행에 비해 너무도 평이하게 그저 그렇게 진행되어 돌아가신 분들에게 도리어 죄스러운 기분까지 든다. 오후 6시 전주 5거리 문화마당에서 희생자 추모 촛물 집회가 열렸다. 광우병 대책위가 자연스럽게 MB악법 저지, 용산참사 대책위로 전환되는 듯 하다. 대회장 한켠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설치되어 있고 1백여명의 참석자들이 자리에 앉아 앞으로 전개될 큰 투쟁을 예비하는 듯 차분히 분노를 새기고 있다. [전농전북도연맹 긴급 성명서]이명..
경기전의 가을
경기전의 가을
2008.11.08전주에 드나든지 3년이 되었으나 경기전을 한번도 가보지 못하였다. 제주에서 올라온 경록이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경기전과 한옥마을, 남부시장 일대의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가장 낫지 않겠는가 생각되었다. 마침 홍규형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오전 일정을 마치고 전주 나들이에 나서니 오후 2시가 되었다. 홍규형은 남부시장에서 우선 막걸리를 한잔 하고 경기전과 한옥마을을 둘러본 다음 베테랑 칼국수로 마무리하자고 한다. 남부시장의 기원은 지금으로부터 500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은 개국 이후 모든 시장을 없애고 오로지 '관영시장'만을 허용하였으나 성종임금(1460년~1494년) 시절 대기근에 굶주린 백성들이 성 밖에서 좌판을 벌이고 식량 교환에 나섰다 한다. 처음에는 사람이 모이는 것을 금하고 억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