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맞이
계방산 해맞이 산행
계방산 해맞이 산행
2020.01.02새해 해 구경, 결과는 눈 구경. 이 짝으로 가야 한다 싶었는데 잘못짚었다. 그래도 뭐 귀한 눈 봤으니, 해는 또 뜨는 것이고.. 먼 길 달려 좋은 술 먹고 새벽길 헤쳐 산을 오른다. 운두령, 무엇인가 어둠 속에서 칼바람과 맞서고 있다. 거대한 바람개비, 소리가 쎄다. 분분이 눈발이 날린다. 정상까지 십리길, 날이 밝아온다. 온통 하얗다. 눈이 부시게.. 정상, 정시에 도착했다. 국립공원 직원들이 같이 찍자 한다. 강원일보에 실린다네. 나는 사진을 찍었다. 해를 기다린다. 거짓말같이 운무가 걷히길 기대한다. 바람이 씽씽, 걷힐 듯 말 듯, 애를 태운다. 창졸간에 해가 나왔다 사라진다. 입맛이나 다시라는 듯.. 얼마나 기다렸을까? 에잇! 해고 지랄이고.. 얼어버린 몸이 나무토막 같다. 삐그덕 삐그덕.. 감..
지리산에서 새해를..
지리산에서 새해를..
2019.01.07해를 보러 갔다, 지리산으로.. 날마다 뜨고 지는 해 뭐가 다를까만 해가 바뀌는 시점이니.. 해가 진다. 담박질쳐 부여잡았다. 허나 어쩌랴.. 한 해가 저문다. 새해가 밝아온다. 구름짱 속에서 조각달 빛난다. 촛대봉 동트는 산하 새해가 밝았다. 반야봉 백운산 대성골 남부능선 칠선남릉에 들다. 눈발이 날린다. 서설이라 본다. 새해를 축하함
한라산 해맞이
한라산 해맞이
2018.01.08새해 해맞이를 어디서 할 것인가를 놓고 여러 생각이 많았다. 그러다 떠오른 한라산, 해가 바뀌고 매우 이른 새벽 나는 한라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주차장이 모자라 길가에까지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 차량보다 더 많은 사람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새해 새 해를 보자고 산을 오른다. 사람으로 인한 산길 정체까지 고려하면서 너무 이르거나 늦지 않게 산정에 도착하는 것이 일이 되겠다. 03:30 성판악 휴게소, 사람들로 북새통. 휴게소 매점에 들어가 몇 가지 행동식과 얄포롬한 장갑을 장만하고 길을 나선다. 그놈의 장갑은 발이라도 달린건지 자꾸만 사라진다. 산길이 그리 어둡지 않다. 동짓달 보름달이 구름 속을 들락날락.. 다른 이들 불빛에 달빛까지 더하니 등은 꺼내지 않아도 되겠다. 아이젠은 진달래밭 대피소에 가..
대둔산 동학 농민군 최후 항전지
대둔산 동학 농민군 최후 항전지
2016.01.02"갑오세 가보세 을미적 을미적 병신 되면 못 가리.." 새해를 어디서 맞을 것인가를 두고 여러 생각이 많았는데 발길은 결국 대둔산으로 향했다. 일본군 기록에 남아 있는 마지막 농민군 토벌, 대둔산에는 우금티에서의 통한의 패배 이후에도 3개월여에 걸쳐 항쟁을 이어간 동학농민혁명군의 항전지가 있다. 그런데 왜놈들이 전하는 기록에야 마지막일 수 있겠지만 어찌 이를 두고 마지막이라 하겠는가? 농민군의 항쟁은 을미의병으로, 정미의병으로.. 이름도 없이 성도 없이 싸우다 산과 들에서 죽고 논밭에서 썩어 흙이 되고 거름이 되어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일어나고 또 일어나고 또 일어나 오늘날까지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어떤 이는 "갑오년에 쏜 총알이 아직도 날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1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하는 말들..
태백산 해돋이
태백산 해돋이
2015.01.05우리 동네는 해가 뜨지 않는다 했다. 나이 오십줄을 맞는 기념비적인 해맞이 장소가 필요했다. 5시50분, 당골 광장을 출발하여 태백산을 오른다. 당골에서부터 천제단까지 사람들이 늘어서다시피 산을 오른다. 입을 굳게 다물고 말없이 산을 오르는 사람들.. 눈을 밟는 아이젠 소리만이 온 산에 가득하다. 랜턴이 굳이 필요 없다. 요사이 산에 자주 다닌 탓에 몸이 가볍다. 그닥 속도를 내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이 뒤로 밀린다. 6시 반, 백단사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반재, 어묵을 팔고 있다. 하지만 지갑이 없다. 7시 망경대 앞마당, 문수봉 너머 면동이 튼다. 시간은 아직 넉넉하건만 괜시리 마음이 바빠진다. 지나오고나서 보니 문수봉의 돌탑이 가늠된다. 7시 10분, 천제단에 도착했다. 실로 많은 사람들이 발을 동동..
갑오년 첫날 천마봉 해맞이
갑오년 첫날 천마봉 해맞이
2014.01.01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우리 농민들에게 갑오년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갑오농민전쟁 120주년, 60 갑자를 두 번 지나 다시 찾아온 갑오년. 갑오년 농민군이 들었던 '척양척왜' '보국안민' '제세창생' 등의 기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할뿐더러 긴요하다. 다시 찾아온 갑오년은 우금치를 넘어 한양을 도모하고 미일 외세를 완전히 몰아내는 투쟁을 제대로 벌여내야 하지 않겠는가 싶다. 갑오년 새롭게 떠오르는 해를 어디에서 맞을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천마봉을 찾았다. 미명 속 천마봉, 아직 잠에서 덜 깬 도솔계곡, 다만 도솔암에서 흘러나오는 염불소리만이 계곡을 울린다. 지장보살을 모신 도솔암답게 오로지 '지장보살'만 고아댄다. '지장~보살 지장~보살 지장보살~ 지장보살~'... '된장 고추장'..
방장산 해마중 산행
방장산 해마중 산행
2013.01.02그러고 보니 방장산은 나하고 인연이 꽤 깊다. 지금은 없어진 모교 초등학교 교가에 방장산이 나온다. '바앙장산 굽어보는 희망찬 동산..' 재작년엔가 그 자리에 서서 방장산 주릉이 한 눈에 잡히는 걸 확인한 바 있다. 실제로 방장산에 올라본 건 20대 하고도 중반이 된 이후의 일이지만 뇌리 속에 이미 방장산이 깊이 각인되었을 터이다. 고창 사람들이 이런 저런 연유로 대부분 그럴 것이다. 최초로 방장산에 오른 건 아무래도 1991년도일 것이다. 1989년 가을 농사를 짓겠다고 고창에 내려온 이후 농민회 산하에 청년모임이 만들어지면서 고창의 젊은 청년 농사꾼들하고 함께 올랐었다. 지금은 딴 세상 사람이 되어버린 만주형과 고창읍내 젊은 언니들 생각이 또렷하다. 당시 고창읍내의 끝자락에 있던 실내 체육관에서 출발..
새해맞이 방장산 심설산행 1박2일.
새해맞이 방장산 심설산행 1박2일.
2011.01.03해가 바뀌는 시점에 몰아닥친 폭설에 강추위, 좋지 않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스산하고 걱정스러운 소식이 넘쳐난다. 이것저것 덮어버리고 해가 바뀌는 며칠간이라도 잊고 가자고 내린 눈일까? 하여튼 우리는 산에 올랐다. 새벽에 오르기 걱정스럽지 않겠냐며 텐트 싸짊어지고 1박을 감행하였다. 저녁 9시 40분경 양고살재를 출발한다. 추위도 잠시 몸은 이내 후끈한 열기에 휩싸인다. 능선에 오르니 세찬 바람에 눈발이 날리고 길은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한다. 벽오봉, 고창읍내의 불빛이 휘황하다. 허리까지 차는 폭설과 매서운 칼바람 속, 눈이 낮은 곳을 찾아 텐트를 친다. 쉽지 않다, 악전고투. 몸이 다시 얼어붙고 이빨이 부딪힐 지경이 되어서야 텐트가 쳐졌다. 11시 30분. 여기까지 두시간가량이 걸렸다. 눈과 바람이 ..
해돋을 시간은 되어가는데..
해돋을 시간은 되어가는데..
2009.01.01제주도에서 맞는 아침. 해돋을 시간은 되어가는데 매서운 바람소리 웅웅거리고 눈발이 펄펄 날리고 있다. 아침 일찍 오겠다던 제주 청년은 소식이 없고 함께 온 일행들은 해가 뜨는지 달이 지는지 한밤중이고 아무래도 올 해맞이는.. 꽝! 다음 기회에..? 예감이 불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