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보름쯤 전 비봉 능선을 타며 마음에 다진 북한산 주릉 길을 잇댈 요량으로 구기동을 다시 찾았다. 

주릉을 타고 백운대에 오른 다음 우이동으로 하산할 계획이다. 5~6시간이 소요된다 했다. 

구기탐방지원센터를 지나 대략 한 시간 만에 대남문에 당도하였다. 

가을은 이미 남녘으로 떠나버리고 없다. 

산객들도 단풍 따라 남녘으로 내려갔는지 휴일임에도 산이 한산하다. 

 

 

보현봉을 들러갈 생각이었는데 어느 사이 지나부렀다. 

되돌아가 보았으나 길을 찾지 못하겠다. 대남문을 통과하기 전 보현봉 방향 등산로가 통제되어 있었는데 아마도 그 길뿐인 모양이다.

하릴없이 그냥 진행한다.  

 

 

형제봉 자락 넘어 남산이 보인다. 

그 옛날에는 야트막한 야산일지라도 산줄기만을 타고 남산까지 갈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날이 흐려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늦가을의 정취를 더욱 진하게 자아낸다. 

한강 물줄기, 그 너머 청계산, 관악산 등이 희미하게나마 조망된다.  

 

 

 

대남문에서 대성문까지는 지척이다. 

대성문 지나 길을 나서니 백운대까지 이어지는 주릉 길이 환하게 열린다. 

만경대 부근까지는 복원해놓은 성곽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군데군데 조망이 터지는 아기자기한 능선길이다. 

 

 

노적봉, 만경대, 인수봉이 보이고 백운대는 만경대 뒤로 숨었다. 

정면에 보이는 것이 만경대, 북한산.. 만경대..

어떤 놈들 들으면 이름들이 죄다 종북이라고 방방 뜨겄다.  

황교안이한테 북한산도 어찌 한번 해보라고 시켜볼까?

그러고도 남을 놈들이니 그러지 말라 한다.  

 

 

걷고 또 걷다 보니 어느새 백운대가 목전이다. 노적봉과 만경봉 사이 돌무더기 길을 헤쳐왔다.

백운대에서 뻗어나간 원효봉 능선이 시원스럽다. 

 

▲ 원효봉 아래 계곡에는 아직 가을이 머물러 있다.

 

위문을 지나 백운대 오르는 길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 

지금껏 한적하던 산이 분주해졌다. 백운대를 오르내리는 많은 등산객들로 북새통이다. 

오르내리는 길이 군데군데 정체되기도 한다. 

 

 

아슬아슬한 난간 길이 이어지는 백운대 너머 인수봉에 바위를 타는 바위꾼들이 붙어 있다. 

 

▲ 백운대에 올랐으나 굳이 저 위까지 가지는 않았다.
▲ 숨은벽 능선
▲ 아슬아슬한 곳인데 사진이 밋밋하게 나와다.
 

 

백운대에서 내려오는 길, 인수봉 바윗길을 오르는 사람들의 몸짓이 부럽기 짝이 없다.  

나도 타고 싶다, 저 바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