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소리에 올 1월 AI가 처음 발생한 고창의 종오리 농가가 다름 아닌 하림의 직영농장임을 지적하는 사설이 실렸다. 

사설은 하림 직영농장을 종오리 농가라고 말하는 것은 백화점을 구멍가게라 하는 것과 다름 없음을 지적하고 하림과 농식품부, 언론이 유착하여 AI 사태의 본질을 심각하게 호도하는 문제를 밝히고 있다. 

이 사설이 나간 이후 하림에서 민중의 소리 편집국으로 항의전화가 왔다고 한다.

"하림은 오리고기를 취급하지 않으며 직영농장같은 것도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농장 주변 농민들은 한결같이 하림농장이라 한다. 

사실관계를 확인하니 하림이 오리고기를 취급하던 '주원 산오리'를 인수하였고, 공식 상표는 아직도 주원 산오리라는 것이다. 

때문에 정확히 말하자면 하림 그룹 산하 오리고기 계열사 주원 산오리의 직영농장이라 하는 것이 맞겠다. 

어찌되었건 하림 것이다. 이를 근거로 하림은 아무 상관없다라고 말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눈 가리고 아옹 하는 것이다. 

하는 짓거리들이 왜 이다지도 한결같은지..



[사설] AI 진원지 '종오리 농가'에 농민은 없다


http://vop.co.kr 민중의 소리  


지난 1월 중순 전북 고창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AI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잠잠해지는가 싶던 AI가 내륙 깊숙한 곳 충북 음성에서 발생했다. 음성군은 충북 최대의 가금류 축산 밀집 지역으로 2003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AI가 발생한 지역이기도 하다. 그간 노심초사하며 방역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왔을 해당 지역 축산 농가를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간 정부와 언론은 AI와 관련해 무수한 입장과 보도를 쏟아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언급하지 않고 사실을 왜곡해온 중대한 문제가 있다. 이번 AI 사태의 최초 진원지는 고창의 ‘종오리 농가’로 알려져 있다. 정부 발표와 모든 언론이 그렇게 쓰고 있다. ‘종오리 농가’, 그 농가의 실체는 무엇인가?


사실을 말하면, AI가 최초로 발병한 곳은 주식회사 하림의 직영농장이다. 하림은 마니커, 체리부로 등과 함께 국내 가금육 유통시장을 분할 지배하고 있으며, 그 중의 선두업체로 이 계통 굴지의 재벌이라 할 만하다. 이런 하림의 직영농장을 두고 ‘종오리 농가’라고 하는 것은 백화점을 구멍가게라고 표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직영농장에 농민은 없다. 다만 하림에 고용된 임금노동자가 있을 뿐이다.


하림 김홍국 회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AI가 최초로 발견된 것이 전북 고창군 동림 저수지에 머물던 철새인 가창오리”라고 말했다. 철새가 근원이기 때문에 AI는 이제 불가항력적인 일상이 되었다는 친절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참으로 후안무치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사실을 바로잡으면, “이번 AI 사태의 최초 진원지는 고창의 하림 직영 종오리 농장”이 맞다. 김 회장의 발언은 하림 직영농장에서 AI가 1월 16일 발생한 이후 동림 저수지 가창오리 떼죽음(1월 18일) 보도를 기획해낸 농식품부의 입장과 일맥상통한다. 하나의 아궁이 두 개의 굴뚝이다.


하림과 농식품부는 AI의 책임을 철새에게 떠넘기고 자신들과 관련한 모든 책임에서 회피하였다.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투여하여 닭, 오리 계열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사업의 최대 수혜자는 하림 등의 가금육 가공유통업체다. 이들은 정부의 예산을 받아 가금류 사육 농가를 지배한다. 사육농가에 대한 하림의 가혹한 착취는 악명이 높다. 하림과 농식품부의 유착관계 또한 공공연한 비밀이다.


실제 농가의 처지는 어떠한가? 지난 2월 초 AI에 묶여 제때에 닭을 출하하지 못한 양계농민이 자살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처럼 AI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는 곧바로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혹자는 설사 AI가 온다 해도 정부 지원을 받게 되니 농민이 손해 볼 일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부의 보상이라는 것이 애시당초 피해액 전액을 보상하는 일도 없을뿐더러 일정 기간 사육이 금지되는 보다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반면 하림과 같은 가공유통업체는 AI로 인한 일시적 어려움보다는 AI 이후 도래하는 활황기를 통해 오히려 더 큰 이득을 보게 된다. 비유하자면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을 폭력적으로 구조조정하는 공황과 같은 효과를 AI가 가져오는 것이다. 결국 죽어나는 것은 농민과 애꿎은 오리, 닭들이다.


최근 AI의 원흉은 철새가 아닌 가금류라는 미국 연구진의 연구결과가 ‘네이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진은 “가축조류가 철새에게 AI를 옮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AI 사태의 원인과 책임소재를 분명히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근원적 문제해결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