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한중 FTA 10차 협상에 즈음하여 농민들의 상경 투쟁이 전개되었다. 

협상이 열리는 경기도 일산 킨텍스 부근은 경찰병력이 무지하게 깔려 협상장 주변을 철통같이 봉쇄하고 있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병력이었다. 

택시를 타니 기사 양반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한다. 

협상이 열리는지 시위가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그렇다. FTA 협상이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 아무도 모르게..

그저 우리는 뉴스 속보로나 협상 소식, 타결 소식을 접한다. 

그것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별 생각조차 없이 그저 그런가보다 할 뿐이다. 

뭐 자동차는 수출길이 열리고 농민들은 좀 힘들어진다네.. 그래도 그게 국익이라니,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니 그러려니 한다. 

이제는 힘이 빠지고 지쳐가는 소수의 농민들만이 "FTA가 농민들 다 죽인다"고 목이 터져라 외칠 뿐이다. 

그런데 FTA가 과연 농민들만의 문제일까? 

농민들만 힘들어도 참고 희생을 감내하면 되는 문제일까? 

FTA가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진지하게 돌아보고 검토하고 전망해봐야 한다. 

외롭게 싸우는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사설]FTA는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민중의 소리 2014. 3. 19                 

          


FTA 융단폭격이 퍼부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호주 FTA, 지난주 한캐나다 FTA 타결, 이제 한뉴질랜드 FTA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 한다. 그리고 지금 한국농업에 대한 사형선고라 하는 한중FTA 10차 협상이 일산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농민들의 운명이 협상테이블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정작 농민들은 협상내용을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심지어 통상절차법도 무시하고 국회에조차 협상경과 보고도 하지 않고 있다. 

밀실협상, 독재협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 문제되는 것은 캐나다, 호주와의 FTA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을 목적으로 한 가입비 지불 형식의 졸속 협상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호주와 캐나다는 모두 전통적인 축산 강국으로 이들과의 FTA는 축산농가에게 직격탄이 될 것이 분명함에도 농민에 대한 배려와 설득은 단 한치도 찾아볼 수 없다. 

국민들이 알 수 있는 것은 언론에서 속보로 띄우는 느닷없는 ‘타결’ 소식이 전부이다.

밀실 협상, 조급한 협상, 농업포기 협상은 오로지 1% 재벌만을 위한 것이며 노동자 농민 서민등 99% 삶은 안중에도 없다. 

이와 같은 편협한 통상 인식은 TPP 가입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조급증을 가져오고 있으며 그 결과는 상대국의 통상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하는 퍼주기 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정부와 언론은 새로운 FTA가 타결될 때마다 한결같은 목소리로 말한다. 

협상 결과 “제조업에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되었고, 다만 농축산업이 불가피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 FTA를 비롯한 모든 통상 협상에서 정부가 내어놓는 전통적인 논리이다. 정부는 이것을 국익이라 포장하고 농업과 농민의 희생을 강요해왔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FTA는 오직 농민들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과연 그런가?


되돌아보자. 정부 말대로라면 그간 체결된 수많은 FTA 결과 농민을 제외한 나머지 국민들의 생활은 윤택해졌어야 맞다.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득이 올라 건강하고 윤택한 삶을 누리고 있어야 한다. 하진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FTA로 부를 축적하고 혜택을 누리는 것은 극소수의 특권층, 재벌들 뿐이다. 

애시당초 농민들만 피해를 보는, 농민들만 고통을 감내하면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국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으며, 존재할 수도 없는 것이다.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FTA가 초래한 오늘날 우리의 현실은 직시해야 한다. 나라의 중요한 정책조차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눈치를 살펴야 하는 처지, 국민의 주식인 쌀조차 자급하지 못하고 새로운 FTA를 위해 쌀시장을 전면개방해야 한다는 망국적 논리가 횡행하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 이것은 나라도 아니다. 

FTA는 비단 농업을 망치고 농민의 삶을 유린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외롭게 싸우는 농민들의 반FTA 투쟁에 대한 관심과 연대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