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개방에 앞장서는 이동필 장관은 

전북 땅을 밟을 자격이 없다.



농식품부 이동필 장관이 전북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접하였다. 
정읍의 축산농가 몇몇이 제기한 민원과 관련한 방문으로 파악되며 유성엽 의원이 방문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읍 시청은 장관 방문을 기회로 이러저러한 지원사업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장관의 행보가 일견 친절하고 자상한 것으로 보여질 수 있겠다. 

그러나 보자. 이동필 장관은 지난 7월 18일 쌀을 관세화 개방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관세화 개방은 쌀시장 완전개방에 다름 아니다. 쌀시장 완전개방은 우리 민족의 생명줄을 팔아넘기는 매국행위와 다를 바 없다. 
쌀마저 무너지면 우리 농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 이동필 장관 발표 이후 전국 각지의 농민들이 수확을 앞둔 논을 갈아엎는 등 극한 투쟁에 나선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전국의 농민들과 국민들은 오는 18일 전국시군 동시다발 농민대회와 27일 범국민대회를 연달아 개최하고 청와대 앞 농성을 벌이는 등 쌀시장 전면개방 철회를 위한 대규모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쌀 문제는 비단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의 문제이다. 

농민은 물론 그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고 오로지 박근혜 정권의 꼭두각시가 되어 천지구분 못하고 날뛰는 이동필 장관은 더 이상 이 땅의 농민을 대변하거나 대표할 수 없는 작자이다. 한국농업과 민족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미 오래 전에 갈아치웠어야 할 천하의 역적이 아닐 수 없다. 

사실이 이러할진대 마치 농민의 살림살이를 자상하게 매만지는 듯한 위선적 행보로 3백만 농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쇼를 기획하고 나선 이동필 장관을 용납할 수 없다. 전북이 어떤 곳인가? 대대로 나라를 먹여살려온 곡창지대요, 갑오년의 농민 피가 스며들어 있는 항쟁의 땅이다. 
쌀 관세화 선언을 철회하고 쌀과 식량주권을 수호할 적극적 방안을 모색하지 않는 한 전농 전북도연맹과 전북의 농민들은 농식품부 장관 이동필의 전북 방문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기어이 전북방문을 강행하여 농민들과의 충돌을 야기한다면 이는 불통정권의 하수인 이동필 장관에게 모든 책임이 있음을 미리 경고하는 바이다. 


2014년 9월 12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라북도연맹 의장 조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