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가지러 간 정선 귤암리 산고랑창에서 장수말벌 집을 털기 위해 길을 나선다. 

이 집 주인은 심마니이자 사냥꾼이자 농사꾼이다. 비행기만한 장수말벌이 들락거리는 집을 봐놨다는 것이다. 

사냥하는 길은 아니지만 개들을 대동하고 나선 길, 모녀 개가 사진기 앞에서 자세를 잡는다. 




어미 이름은 깜, 아비는 반달인데 죽고 없다. 새끼를 키우느라 고생해서인지 어미가 헬쓱해보인다.

강아지 주제에 발 좀 봐라. 이 녀석을 데리고 왔다. 이름은 동강이, 동강 가에서 나서 자라 동강이라 이름 지었다. 



모녀 개를 따르는 애기, 진돗개와 풍산개 잡종이라 한다. 

어미는 걷고 딸은 살짝 뛰는데 애기는 귀때기가 휘날리도록 달음박직한다. 



늘 산 속을 휘젖고 다니는 녀석들 몸땡이에 달라붙어 피를 빠는 진드기를 떼어낸다. 피를 빨아 비대해진 진드기는 흉측하기 짝이 없다. 



제대로 길도 없는 거의 수직의 된비알을 치고 올라 벌집이 있는 장소에 도착하였다. 

대처나 무시무시한 장수말벌이 비행기 소리를 내며 벌집을 드나들고 있다.  



혹여 빈틈이 있을세라 꼼꼼히 점검하며 중무장한다. 두터운 우비에 장화, 양봉하는 사람들이 입는 옷을 껴입고 두툼한 고무장갑을 낀다. 






벌집을 따기 전 벌집을 드나드는 벌들을 하나하나 생포하여 소주병에 담근다. 

이 작업에 한시간 이상이 소요된 듯 하다. 



벌집을 들여다보던 애기가 벌에 쏘였다. 

깨갱 깨갱 고두 죽을 것처럼 비명을 지르더니 이내 시무룩해져 자올자올 졸기까지 한다. 

탈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벌독에 대한 내성이 강한 듯 이내 기력을 회복하였다. 





잠깐 한눈 파는 사이 벌집을 채취하였다. 벌집에는 어른 엄지 손가락만한 애벌래들이 굼실대고 있다. 

벌과 벌집, 애벌레 등을 통째로 소주에 넣어 술을 담갔다. 

웹을 검색하니 장수말벌술에 대한 갖가지 효능을 알리는 게시물들이 있다. 



험한 산길을 타고 벌까지 쏘인 애기가 뻗어버렸다. 

으~ 개피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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