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상 선운산이란 산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지도상에는 경수산, 개이빨산, 청룡산, 비학산 등이 표기되어 있으며, 혹간 석상암 뒤편 수리봉을 도솔산 혹은 선운산이라 표기한 경우가 있을 뿐이다.

그저 선운사를 에워싼 산군 전체를 통칭하여 선운산, 혹은 옛 이름대로 도솔산이라 보면 속이 편하다. 

선운산은 낮지만 깊은 산이다.  도솔천을 가운데 놓고 능선을 타고 한 바퀴 뺑 도는 거리가 20여 km에 달한다.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의 주릉 길이가 대략 24km, 거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근접하는 수준이다. 

지리산에 들고자 하나 여간 틈을 낼 수 없어 지리산을 대신하여 선운산 능선 일주에 나선다. 

능선이 둥그렇게 형성돼 있어 종주라기보나 일주라 하는 것이 어울릴 듯하다. 

내 다리힘으로 지리산 주릉을 하루에 답파할만하겠는가를 가늠해보기 위한 한 편의 목적이 있다. 

 

선운산 집단시설지구(주차장)에서 경수봉으로 올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 삼인초등학교로 내려오는 길이다. 

집에서 해뜨는 시각에 출발하여 해가 저문 뒤에 돌아왔다. 

구간이 긴 만큼 사진이 많다. 

 

 

해가 돋는다. 해는 내장산 신선봉 위로 올라왔다.

뭉치네 집에서 국밥 한 그릇 시켜먹고 산을 오른다.

 

 

선운산군의 최고봉, 경수봉은 조망이 터지지 않는다.

언젠가 정월 초이튿날 경수봉을 오르다 어찌나 숨이 차고 힘이 들던지 "이 씨벌놈으 담배" 하고 담뱃갑을 집어던지고 그 길로 담배를 끊었다.

디스가 900원에서 1,100원으로 오르던 때였다.

 

 

경수봉 아래 작은 암봉에서 바라본 산군, 오늘 답파할 능선과 봉우리들이 대략 망라된다.

그 많던 눈은 다 어디로 갔을까? 우리 집 마당보다도 눈이 없다.

 

 

굽이치는 산줄기 너머 방장산이 버티고 있다.

 

 

수리봉, 선운사 본절이 보인다. 산을 뺑 돌아 앞 능선으로 돌아와야 한다.

 

 

도솔제와 말안장바위, 희미하게 영산기맥 산줄기가 보인다.

 

 

선운산의 바깥세상, 심원 갯바닥과 칠산바다.

가물가물 위도가 보였는데 사진상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개이빨산, 지도상의 표기와 달리 선운산 능선에서 벗어나 있다. 왕복 1km, 그냥 통과. 

 

 

신우대밭을 지나 소리재로 향한다. 산보 중인 참당암 중님들과 마주쳤다. 

 

 

소리재 부근에서 본 말안장바위와 방장산

 

 

용문굴

 

 

천마봉, 고도감과 실제 고도의 차이가 크다.

백두산에서 내려온 바위종다리들을 기다렸지만 보이지 않는다.

 

 

천마봉에서 내려다본 도솔암과 도솔계곡

도솔천은 인냇강과 합류해 서해바다로 흘러가고 그 너머 소요산이 솟아 있다.

 

 

낙조대와 천마봉은 한 몸이다.

 

 

배맨바위

 

 

청룡산 부근 조망터에서 내려다본 도솔계곡

 

 

배맨바위에서 경수봉까지 능선이 한눈에 잡힌다.

맨 끝의 경수봉은 다른 산처럼 보인다.

 

 

조잡스럽게 생진 쥐바위, 쥐박이 형제가 생각난다.

 

 

돌탑을 쌓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쥐바위와 무명바위, 더 크고 우람한데 이름이 없다.

 

 

희여재 아래 월성마을, 내 20대에 얽힌 추억이 겁나 많다.

어느새 50대가 되야부렀을까? 만주형 보고 잡다.

경수봉 오르면서 담배 끊던 날, 희여재에서 내려가 만주형네 집에서 술 한잔 찐하게 했었더랬다. 

 

 

그 옛날 만주형은 여기서 무조건 쉬어가야 해서 쉬어재라 했으나 그냥 내쳐 걸었다. 

골바람이 너무 셌다.

 

 

비학산

 

 

방장산이 성큼..

 

 

구암, 반암 들판

 

 

병풍바위

 

 

말안장바위, 가까이에서는 진면목을 볼 수 없다. 

 

 

구황봉, 아직 갈 길이 멀다.

 

 

촛대바위

 

 

황혼이 깃드는 구암, 반암 들판.

 

 

구황봉

 

 

구황봉은 석축으로 둘러싸여 있고 석축 아래에는 참호 흔적이 역력하다. 

항전 혹은 수성의 흔적이 아닐까 싶다.

 

 

산행이 끝나간다.

마지막까지 산의 면모를 잃지 않으려는 듯 산죽이 길을 막아 나선다.

 

 

다시 돌아온 집단시설지구 주차장, 해가 꼴랑 넘어가부렀다. 

우리 동네 가창오리도 이미 날아올랐겄다. 

선운산능선일주.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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