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한마리 닭장 앞에서 어슬렁거린다. 

포식자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입맛 떨어지게 생겼다. 

맛대가리 없게 생겼을뿐만 아니라 피부로 독을 분비한다. 

맛없게 생겼다는 자신감과 독을 지녔다는 자만심으로 다른 양서류에 비해 느릿하게 어슬렁거리는 모양이다. 

이런 느릿한 움직임이 장수의 비결이 되는걸까?

두꺼비는 30년에서 길게는 45년까지 산다 한다. 

이 녀석이 나보다 더 오래 살 수도 있겠다. 



하지만 꽃뱀이나 능구렁이 등은 두꺼비 독에 내성이 있어 두꺼비의 천적이 된다. 

두꺼비 삼키는 능구렁이를 본 적이 있는데 두꺼비가 일부러 구렁이에게 먹혀 번식 숙주로 이용한다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근거 없는 속설이라 한다. 

꽃뱀(유혈목이)은 한술 더 떠 두꺼비를 잡아먹고 두꺼비 독을 체내에서 재가공해서 더욱 강력한 독을 만들어낸다(꽃뱀의 치명적 독은 잡아먹은 두꺼비의 독) 하니 자연 생태계에는 참으로 기이한 일들도 많다. 



"맞짱 뜰텨?" 하는 오만한 표정으로 미동도 하지 않고 사진기를 응시하던 녀석이 별볼일 없다는 듯 등을 돌려 닭장으로 향한다.  




한방 조사불먼 딸싹 못할듯 한데 겁대가리 없다. 

청와대로 보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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