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 2차 총궐기를 마친 직후의 실천 없는 농성장을 지키는 일은 다소 따분하다. 

해서 나선 길, 창의문에서 사직단까지 인왕산 성곽길을 걸었다. 한시간 남짓..

인왕산은 청와대 뒤가 아니라 옆에 있다. 청와대 뒷산은 북악산. 

그러니 이명박이 인왕산에 올라 아침이슬을 불렀다는 얘기는 맞지 않다.  

이명박은 그저 청와대 뒷산에 올라 아침이슬을 불렀다고 말했을 뿐이다. 

그런데 청와대에서 북악산으로 오르는 산길이 어찌 생겨먹었는지 알 수 없기에 이명박이가 실제로 산에 올랐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아마도 거짓일 것이다.



낮은 산이지만 얼마 오르지 않았는데도 제법 산 맛이 난다. 

서울시내 복판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열심히 사진기를 눌러댔는데 아뿔싸.. 메모리카드가 없다. 

노트북에 박아두고 그냥 왔군.. 전화기도 훌륭하니 일 없다. 

북한산이 한 눈에 잡히고 북악산은 지척이다. 
서울 사람들 다 어디서 사나 했더니 골골이 파고든 살림집들이 빽빽하다. 



주봉에 올라 북한산을 다시 본다. 

청와대 지키느라 지어놓은 초소가 볼썽 사납다. 

그짝 방면은 촬영도 금지해놓고 있어 인왕산을 오르내리는 내내 청와대가 눈엣가시처럼 거슬린다. 

주인이 바뀌면 좀 달라지려나..



남산 너머 저 멀리 청계산과 관악산, 벌판에는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남한산성 방면, 인구 천만을 품은 거대도시 서울은 보이느니 빌딩과 아파트 뿐이다. 



한양 도성의 우백호라서인가?

유독 호랑이와 연관된 이야기가 많이 전하는 인왕산 주봉의 자태가 묵직하다. 



주봉을 뒤고 하고 내려가는 길, 무악재 너머 안산에 오른 봉화를 본다.

이런 일을 벌이다니 자연이란 늘 경이롭다.  



다시 봐도 틀림없는 봉화,

총궐기를 넘어 더욱 크게 타번질 민중투쟁을 독려하는..

인왕산에 올라 크게 힘 받고 내려간다. 

그 어떤 폭압과 반동도 능히 물리칠 민중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