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쌀값 대책 대신 밥쌀 추가수입이라니



민중의 소리


정부가 밥쌀용 쌀 3만톤 추가수입 계획을 발표했다.


쌀값 보장은 박근혜 정부의 농정 관련 핵심공약이었다.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17만원이던 쌀값을 21만원으로 올려 생산비를 보장하겠다 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쌀값은 14만원대로 폭락하고 말았다. 농민들과 관계 전문가들은 쌀값 폭락의 주범으로 무분별하게 도입되는 저가 수입쌀, 그 중에서도 우리 식탁에 바로 오르는 수입밥쌀을 지목하고 있다.


한데 정부는 농민 모두가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쌀값 보장 대책이 아니라 쌀값폭락을 더욱 부채질할 밥쌀수입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그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납득할 길도 없다. 도대체 무슨 억하심정이 있기에 농민들을 이토록 참담한 지경으로 몰고 간단 말인가?


지금은 성탄절이다, 연말연시다 하여 있는 시름도 밀어놓고 잠시나마 낭만에 젖어보기도 하고 빈 주머니라도 털어 없는 호기를 부려보기도 할 때가 아닌가. 그런데 이 정부는 상처난 농민들의 가슴을 치유하기는커녕 소금을 치고 재를 뿌려댈 따름이다. 박 대통령이나 이 정부의 책임있는 당국자 아무라도 병원에 누워 사경을 헤매는 백남기 농민을 입에라도 올려본 적이 있는가? 곁눈질이라도 해본 적이 있는가? 상식도 없고 인륜도 없다.


밥쌀수입에 한사코 목을 매는 박근혜 정권의 행태는 미국쌀을 팔아주기 위해 우리쌀과 식량주권을 포기하고 이에 저항하는 자국민을 적대시하는 사대정권의 본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세상 어느 나라가 자기나라 쌀도 남아돌아 가격이 폭락하는데 외국쌀을 사들이지 못해 이처럼 조급해한단 말인가? 이에 항의하는 자기나라 농민을 사경에 빠뜨린단 말인가.


“이것은 나라도 아니다. 더 이상 농민들에겐 정부도 없고 나라도 없다”는 탄식과 분노가 스산한 겨울 들판에 소리 없이 번져나가고 있다. 일말의 기대마저도 부질 없었으니 망연자실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한켠에서 다시금 투쟁의 결기를 세우는 사람들이 있다. 백남기 농민이 누워 있는 서울대 병원 앞 농성장을 지키는 사람들, 이들 또한 우리 농민들이다.


1차, 2차, 3차 민중총궐기 투쟁에서 밑거름이 되고 주춧돌이 되어온 농민들이다. 박근혜의 오만과 독선, 사대행위에 맞서 민족의 쌀독과 주권을 지키기 위한 물러섬 없는 싸움을 전개하고 있는 농민들에게 다함 없는 지지와 연대를 보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