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사회단체 진보원로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는 양심수후원회 명예의장인 권오헌 선생님의 주선으로 마련되었다. 

이 자리에 (가칭)민중정치연합 이광석 공동대표가 초대되었고, 나는 이광석 대표 수행원의 일원으로 간담회를 참관할 수 있었고 거칠게나마 그 내용을 기록하게 되었다.  

간담회에는 사월혁명회, 민가협, 민족정기구현회,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 등의 단체에서 평생을 재야 운동에 헌신해온 원로 선생님들과 학계, 종교계의 원로 등 30여분이 참석했다.  

특히 4월혁명회에서 많이들 오셨다. 



먼저 권오헌 선생님께서 "13일 준비위를 발족한 (가칭)민중정치연합이 어려운 정세 속에서 첫발을 내딛는만큼 원로 선생님들의 허심한 격려와 쓴소리가 절실"하기에 오늘의 간담회를 열게 되었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   



이어 흙수저당(청년추진위) 연시영 집행위원장이 (가칭)민중정치연합 준비위원회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청년추진위원회와 노동추진위원회, 농민추진위원회의 구성과 발족, 상호 제안과 연대를 통한 (가칭)민중정치연합 발기인대회 개최 경위, 각 부문 추진위원회의 활동 현황 등이 소개되었다. 



이광석 농민추진위원회 대표가 인사하고 있다. 

(가칭)민중정치연합은 11월 민중총궐기 투쟁을 원천으로 민중투쟁의 불길 속에서 제안되어 출발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노동자, 농민, 청년이 중심이 되어 험난한 정세를 돌파하고 민중정치 실현의 주역이 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원로 선생님들의 말씀이 이어졌다. 

격려와 지지의 말씀들은 다음과 같다.

 

"부문과 계급 속에서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밑으로부터 대중 속에서 당을 만들어가는 방식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민족과 시대가 요구하는 당을 만들어달라" 


"진보진영의 폭넓은 참여가 부족한 것이 아쉽지만 연합정당을 표방하고 있는만큼 앞으로 더욱 많은 진보세력과 인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믿는다. 이를 위해 더욱 애쓰고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전력투구하라" 


"한반도 상황이 매우 심각하게 돌아간다. 제대로 싸울 새로운 진보정당의 출현이 절실하다. 진보세력의 총결집이 잘 안돼 안타깝지만 현 시점에서 민중정치연합이 잘 되게 하는 것이 현실적인 최선의 방안이다" 


"창당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신중론도 만만치 않지만 가야 할 길은 가야 한다. 미적거려서는 안된다. 연합정당 방식이 좋다. 노동자, 농민, 청년이 중심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고 그 중에서도 청년을 잘 내세워야 한다" 


"야권연대 중요하지만 지금의 야권을 도무지 믿을 수 없다. 제대로 된 진보정당이 절실하다. 대중 속에서 새로운 당을 만들어내자"


질책과 우려의 말씀들은 아래와 같다. 


"어려운 여건에서 당을 추진하는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런데 현실의 어려움을 잘 극복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새누리당 과반의석 저지를 위한 야권의 연대연합 문제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이에 대한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이번 총선보다는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좀 성급해보인다."


"창당하면 야권연대를 어찌할거냐? 야권분열이 안타깝다."


"기성 진보정당과의 관계는 어찌할 것이며, 새로운 진보정당의 이념성을 어떻게 정립해갈 것이냐?"


토론성 발언들이 잠시 이어지고 이광석 대표가 답변에 나섰다. 

"원로 선생님들의 관심과 기대, 격려와 질책 감사드립니다. 말씀 하나하나 새겨듣겠습니다. 기성 정당과의 관계 문제는 진보대통합의 문제라 생각합니다. 진보대통합은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우리의 숙제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원로들이 잘 지도해주십시오. 야권연대 문제 또한 대단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민중들이야말로 전문가라고 봅니다. 현장 대중 속에 답이 있습니다. 노동자, 농민들은 이미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민중들을 진정한 정치의 주인으로 내세우는 참다운 민중정치가 절실합니다. 우리의 부족함 원로 선생님들께서 채워주십시오. 우리는 몸으로 뛰겠습니다. 민중총궐기를 통해 응축된 민중들의 요구와 염원이 우리의 강령이 되고 당헌이 될 것입니다. 민중이 주인되는 민중정치의 새희망을 열어가겠습니다."


권오헌 선생님의 말씀으로 간담회가 마무리되었다.  

"모두가 할 수 있는 말만을 반복해서 따라 한다면 그게 무슨 진보겠습니까? 진실을 말하는 것, 한반도에서 전개되는 미국의 야욕을 꺾어내는 것, 우리 사회의 심각한 양극화 문제 등 우리 사회의 핵심 화두에 대한 진실된 진보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야권분열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야권연대에 복무하면서 진보의 독자성을 잘 구현해나가야 합니다. 노동자, 농민, 청년 외에도 수많은 세력과 인사를 규합할 진보정치의 토대를 구축하는 데 더욱 힘써줄 것을 당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