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소리치고 산은 울부짖었다. 
문놈의 바람이 그리 부는지 지붕 펄럭거리는 소리에 뒤척이다 눈을 뜨니 겨우 3시, 달은 서산에 지고 밤하늘엔 별이 총총..
지붕이 펄럭이다 펄럭이다 그 소리를 자장가 삼아 아침까지 푹 자부렀다. 
문득 눈을 뜨니 동녘 하늘이 손톱만큼이나 붉었다. 

억새봉에서 바라본 일출.
말이 억새봉이지 이제는 억새가 하나도 없다.
페러글라이딩인지를 한다는 작자들이 산봉우리를 민둥산 잔디봉으로 만들어놓았다.

산의 반대편, 갈곡천에서 일어난 구름이 읍내로 짓쳐들어간다. 

저 건너 화시산

화시산 지나 소요산까지, 소요지맥이 낮게 깔렸다.

잠자리 지붕이 한껏 부풀어올랐다. 밤새 소리치던 바람이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는다. 
산 아래도 이리 바람이 부나? 얼른 내려가봐야겄다.
배고프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