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조선낫의 세상살이

인사 청문회 당시 불거진 각종 의혹과 부적절한 처신으로 8월 개각 인사 중 유일하게 야당의 탄핵을 받았던 김재수, 하지만 야3당의 해임 건의안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의 비호 속에 무사히 장관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비결이 무엇이었을까? 

미르재단과 김재수, 박근혜의 관계가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이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김재수가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기 공을 들여 추진하던 일이 있었으니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요리사 양성 학교인 '에콜 페랑디'와의 공동 사업이다. 
aT는 2013년 11월 에콜 페랑디 교내에서 ‘공동 수출농식품 홍보사업’을 진행했고, 이듬해에는 ‘페랑디 최초 한국요리 강좌 실시’를 사업 실적으로 내세웠다. 2014년에는 페랑디 내 한국요리 강좌의 정규과정 채택 추진’을 기대효과로 제시하기도 했다.(경향비즈 :  농식품부 "미르재단과 관계없다" 해명··· 풀리지 않는 의구심)

그런데 지난해 10월 미르재단이 설립되었다.
그리고 올 4월 미르와 에콜 페랑디간 MOU( "페랑디 본교에 한식수업을 정식으로 개설하고, 서울에 '미르-페랑디 요리학교'(페랑디 분교)를 설립한다")가 체결되었다.(경향신문 : 한식, 프랑스 유명 요리학교 정식 커리큘럼으로)
3년여를 공들인 공기업 aT의 사업을 순식간에 미르재단이 가로채간 것이다.
이에 앞선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은 미르재단이 주최한 행사에서 “에콜 페랑디가 한식과 창조적인 융합을 통해 세계에 진출하는 길을 모색하고자 한국에 요리학교를 세우고 에콜 페랑디 안에 한식과정을 만드는 것은 참 의미가 큰 일”이라고 강조했다.(미디어오늘 : “김재수 해임건의안 거부는 미르재단 도와준 보답”)

그리고 김재수는 지난 8월 박근혜에 의해 농식품부 장관으로 전격 발탁되었다. 
하지만 김재수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의혹(특혜대출, 부동산 투기, 황제전세 등)이 제기되어 부적격 논란에 휩싸였다. 
여기에 흙수저 운운하며 "청문회 과정서 온갖 모함, 음해, 정치적 공격이 있었다"면서 언론 등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붙는 불에 스스로 기름을 부었다.(노컷뉴스 : "야3당은 왜 김재수 해임건의안 카드를 꺼냈을까?")

야3당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켜 청와대로 보냈다.  
박근혜는 거부했고 이정현은 비공개 단식농성을 벌였다. 
이런 박근혜의 태도에 대해 국회를 무시한 불통 대통령이라는 비난이 일었으나 오래지 않아 잠잠해졌다. 
그런데 위와 같은 사실들을 종합하면 김재수를 둘러싼 일련의 파동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농식품부의 해명과 부인에도 불구하고 "aT가 미르재단에 도움을 준 것이나 김재수 장관이 aT 사장 시절 미르재단 사업을 사전 준비했던 인연 때문에 장관 자리를 보장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은 사실일 개연성이 매우 높다 하겠다.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최순실의 사업을 도운 공로로 장관에 발탁되었고, 박근혜의 적극적인 비호를 받았다'는 것이다.  
김재수의 흙수저 코스프레와 법적 조치 운운하며 야료를 부렸던 배경에는 이처럼 든든한 빽이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장관이 된 김재수가 오늘날 "쌀 직불금을 손보겠다"고 날뛰고 있다. 
쌀값폭락으로 고통받는 농민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한가지 내놓지 못하면서 도리어 농민 목줄을 움켜쥐고 아예 숨통을 끊어놓겠다고 덤비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우리가 김재수 따위를 별도로 상대할 이유는 없다. 
박근혜를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다. 
김재수 따위야 곧바로 폐기처분되어 쓰레기통에 쳐박히게 될 운명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