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샘에 도착했으나 함께 할 일행들은 아직 오지 않았다. 

햇살 따스한 으슥한 곳에서 한 시간 가량을 기다린다. 

산은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다. 벌써 봄인가? 살짝 졸음이 밀려온다. 

시간을 가늠하여 다시 선비샘, 영태는 대열 후미에서 오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익히 아는 분들도 계시고 대부분은 생면부지...

 

 

주릉에 서니 산 풍경이 완전히 달라진다. 

남부 능선 끝자락 삼신봉, 그 너머에 호남의 마지막 산 백운산이 버티고 있다. 

그 사이에는 섬진강이 흐르고 있겠는데 보이지 않는다. 

 

대성골, 그리고 백운산

 

어쨌거나 몸땡이가 잘쭉해야 사진발이 잘 받는다.  

 

김영승 선생님

 

북쪽을 바라본다. 

앞에 보이는 산은 엊그제 남원 산내에 들어가서 봤던 삼정산쯤 될까?

멀리 육십령 지나 솟구친 백두대간 덕유산 주릉이 펼쳐진다. 

장수덕유, 남덕유, 삿갓봉, 무룡산, 향적봉, 오른쪽 끝 삼봉산, 희미하게 대덕산..

 

 

해가 기울고 산그늘이 짙어진다. 

 

어디쯤일까? 영신봉 부근.. 반야봉이 위용을 드러낸다. 

나는 반야봉이 좋더라. 줄곧 반야봉만 바라봐진다. 

 

굵은 산줄기 너머 무등산이 섬처럼 떠 있다.

 

대반야, 그리고 무등

 

대성골

 

김영승 선생님이 주신 자료에는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 

"51년 동기 공세, 미군 폭격기의 네이팜탄까지 퍼붓는 초토화 공세 때 이현상 부대 주력과 경남도당 위원장을 비롯해 1,500~2,000여 명의 동지들과 성원들이 희생당한 곳이다. 빨찌산 활동 중 제일 아픈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1970년대까지도 희생된 동지들의 유골이 노상에서 굴러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현재 대성골 대성리 마을은 3가구만 남아 새로 집을 지어 관광객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영태

 

 

서편에 해가 기울고..

 

 
 
 

영신봉에서 일몰을 맞는다. 

 

여명, 해는 이미 넘어갔으되 산은 푸른 빛을 더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