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나비가 보고 싶었을까? 아니면 어디든 가고 싶었던 것일까? 
좌우튼.. 먼 길 다녀왔다. 강원도 정선 늘 가는 그 집..
정선에서 다시 200여 리 오대산 상원사, 홍줄나비를 보러 갔으나 보지 못했다. 
상원사 뜨락을 서성이며 한나절을 기다리다 그냥 돌아왔다. 

다시 돌아온 귤암리, 골짝 묵정밭, 무덤가 풀밭을 뒤져 나비를 본다. 
별박이세줄나비 튀어나오고 물 없는 골짝 돌팍 위에는 황줄나비 내려앉아 쉬고 있다. 
그리고 좋아하는 부전나비들을 본다. 
처음 튀어나온 녀석 범부전나비려니 했고 다 같은 녀석들이라 생각했다. 
범부전나비도 아니려니와 같은 듯 다른 녀석들이 사진 속에 있다. 
찍을 때는 몰랐다. 어째 그 차이가 안보였을까. 참 내..

 귤빛부전나비
귤빛부전나비 2017.7.1 귤암리

앗! 범부전나비, 열심히 쫓아다녔다.
까칠한 녀석 곁을 주지 않는다.
돌아와 살펴보니 범부전나비는 무슨.. 비슷한 구석이 없지 않지만 다르다.
도감을 뒤적거려 귤빛부전나비임을 확인한다.
식수는 참나무(갈참, 떡갈), 알로 월동한다. 
낮 동안에는 쉬다가 해 질 녘 활발하게 날아다닌다 하니 이 녀석도 날 닮아 석양에 바쁜 녀석이로다. 

작은녹색부전나비 2017.7.1 귤암리

작은녹색부전나비, 유사한 녹색부전나비류 11종 중의 하나..
신중하게 감별했으니 맞을 것이다. 
이 녀석은 날개 편 모습도 봤어야 하는데 아쉽다. 
식수는 오리나무, 알로 월동한다. 
이 녀석도 오전에는 거의 아무것도 안 하고 쉬다가 오후 4시 무렵부터 해 질 녘까지 활동하는 석양파. 

꼬마까마귀부전나비 2017.7.1 귤암리

처음에는 작은녹색부전나비로 보았다.
무늬가 다소 다른 것은 개체 차이 혹은 암수 차이가 아니겠는가 싶었다.
하지만 볼수록 다르다. 유사한 녹색부전나비들을 찾아봐도 일치하는 그림이 없다. 
이럴 때 흔히 착각한다. 내가 미기록종을 본 겐가? ㅋㅋ
그렇지만 이제 안다. 100퍼센트 아니올시다.
이런 경우 도감을 열심히 뒤적거리며 사진을 뚫어지게 바라보다 보면 상대는 이윽고 정체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까마귀부전나비로 범위를 좁히고 유사한 까마귀부전나비류 5종을 비교 검토하여 꼬마까마귀부전나비로 결론을 본다. 
식수는 조팝나무, 알로 월동한다. 

같은 듯 다른 녀석들.. 
골라내는 재미가 있다. 
이 녀석들을 다시 만난다면 구별해낼 수 있을까? 
이름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고 내나 같은 녀석들로 보일 것이다. 
사람도 잘 구별하지 못하는 내가 하물며..
골백번은 봐야 "아.. 너구나" 하겠지. 
하지만 그럴 일이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