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시 드랭이 짓일 것이다. 막으면 뚫고, 다시 막으면 또 뚫고.. 초기 물관리에 실패한 논바닥, 꼬랑이 안 보이드락 피가 퍼났다. 물 방방히 잡아놓고 피 전문 제초제 '저격수'를 살포했다. 그리고 드랭이를 잡기로 맘먹었다. 벼농사 28년 만에 독하게 먹는 맘이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 것인지 나도 늙어가는지는 알 수 없다.
이것이라야 죽는다면서 '스미치온'을 집어준다. 스미치온.. 내 이날까지 한 번이나 써본 농약인지 기억에 없다. 하지만 노래 속 가사로는 머릿속에 콱 박혀 있다. '당신과 나아 사이이에 스미치온만 없어었다아아면~"
'우리 가락 좋을시고', 85년도에 만들어진 테잎이니 노가바이기는 하나 당시 최신곡이었다. 아마도 정광훈 의장님의 솜씨가 아니겠는지.. 옛 생각에 다시 들어본다.
가슴 아프게..
당신과 나 사이에 수매장이 없었다면 쓰라린 등외 노풍은 없었을 것을 해저문 수매장에서 입고하는 내 나락을 가슴 아프게 가슴 아프게 바라보지 않았으리 경운기도 내 마음같이 탈탈거리네
당신과 나 사이에 스미치온만 없었다면 쓰라린 이별만은 않았을 것을 두메산골 신작로에서 떠나가는 저 상여를 가슴 아프게 가슴 아프게 불러보지 않았으리 송아지도 내 마음같이 목메어 운다
당신과 나 사이에 테레비만 없었다면 쓰라린 이 배추만은 안 심었을 걸 이른 봄 하우스에서 떠나가는 이 배추를 가슴 아프게 가슴 아프게 바라보지 않았으리 온다던 장사꾼마저 오지를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