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가을 타러 간다.

구절초 흐드러진 능선길이 멋진 방장산, 방장산은 영산기맥의 맹주.
방장산은 신림 들판에서 바라봐야 제 맛이 난다. 

태풍 지나간 뒤끝, 방구석에서 몸을 뒤척이다 늦게야 나섰다. 
용추골에서 봉수대 거쳐 정상 지나 다시 용추골로 내려올 계획이다.
빠르게 오를 수 있는 만큼 길은 가파르다. 

주릉 못미쳐 두고 온 들판을 돌아보며 숨을 고른다.
가을걷이를 앞둔 신림 들판, 소요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선운산의 산군이 눈 아래 펼쳐져 있다.

봉수대에 올랐다. 
방달이(솔개) 한마리 떠다닌다.
이동중이겠지? 높이도 떴다.
초계 비행중인 녀석의 신원은 너무 멀어 알 수가 없다.

쩌기 저 멀리 지리 주릉을 조망한다.
날 참 좋다.

여기서 보는 지리산은 반야봉이 대빵이다. 

무등산

늦은겐가, 이른겐가.. 구절초가 벨라 없다.
좀 늦었다 봐야겠다.

쑥부쟁이

정상

방장산에서 방장산을 바라본다.

눈이 가요 눈이 가 자꾸만 눈이 가..

정상을 지나 파리재(고창고개)를 향해 능선길을 간다. 
서쪽 조망이 터진다. 
해가 지려면 30분 남짓 남았다. 

영산기맥 뻗어가고..

해 넘어가는 곳, 그 곳은 칠산바다..
길게 누운 안마도 옆으로 해 떨어진다. 

굽이치는 영산기맥

율도국(위도), 형제섬과 위도 너머 왕등도까지 선명하게 눈에 잡힌다. 

무쟈게 춥다.
마치 눈이라도 내릴 듯한 날씨, 손이 시렵다.
해 꼴딱 넘어가니 어둠이 빠르게 밀려온다.
파리재(고창고개)에 당도하니 완전히 어두워졌다.
용추골로 내려가기가 몹시 꺽정시랍다.
휴양림으로 내려선다.
불과 30여분 휴양림 입구에 도착, 맘씨 고운 병길 형님 차를 타고 산을 뺑 돌아 원점 회귀.
가을 한번 잘 탔다. 

'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장산 밤산행  (0) 2018.11.16
늦가을 지리산  (1) 2018.10.30
초가을 입암산 능선길  (0) 2018.09.28
초가을 입암산  (0) 2018.09.27
위도, 그리고 위도상사화  (0) 2018.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