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따러 가자는 친구 성화에 길을 나섰다. 

모후산과 백아산이 앞뒤에 있는 곳, 화순 사람한테 물어서 갔다. 

내 눈에 보이는 건 순전 못 먹는 버섯뿐, 발길은 그저 능선으로만 향한다. 

버섯 산행 체질이 아닌 모양이다. 

 

모후산

태풍 뒤끝 하늘이 몹시 어둡다.

 

쇠살모사

주둥패기 노란 해서 새낀가 했더니 살모사 중에 가장 흔한 쇠살모사라네. 

여기서 '쇠'는 작다는 의미가 되겠다. 

가을은 독사의 계절,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자. 

 

물봉선

 

친구가 딴 능이를 전리품으로 나눈다. 

나는 세 송이..

 

 

이번에는 걸음을 멀리 잡았다. 

강원도 정선, 정선에서도 동해가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한참을 이동했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데 강원 영동, 그중에서도 북쪽, 여기만 비가 안 온다. 

 

 

 

난생처음 땅에 박힌 송이도 보고..

 

 

 

구절초 흐드러졌더라. 

 

 

 

노루궁뎅이는 얼마나 많던지.. 

우리 동네 말로 노루궁뎅이 고작을 발견했다. 

 

 

땅에 박힌 능이도 첨 봤다. 

 

검은비늘버섯

유일하게 내가 발견한 버섯. 참나무에 붙어 있더라. 

이건 먹겠다 싶어 한아름 땄는데 못 먹는다 해서 다 버렸다. 

그런데..

이 버섯에는 풍부한 단백질, 탄수 화합물, 비타민 및 여러 종의 광물질 원소를 함유하고 있으며, 점활(黏滑 - 미끈하고 윤기가 있다.)하고 상큼하며, 맛있고, 풍미가 독특하다.
균개(
菌盖 - 갓)에는 일종의 특수한 점액이 있으며, 생물학 분석에서 표명한 바에 따르면, 이 물질은 일종의 핵산(核酸)이며, 인체의 정력(精力 - 정신과 체력), 뇌력(脑力 - 기억력. 이해력. 사고력. 상상력.)의 회복에 양호한 효과가 있다.

하~ 이런 버섯을 못 알아보고 버리라 하다니 억울하다 억울해.. 독특한 풍미에 정력은 물론 치매에 좋다는데..

 

꽃송이버섯

송이보다 귀하다는데 똥 싸러 갔다 땄다네.

나도 참지 말고 쌀 것을 그랬다. 참느라 욕보고 꽃송이도 못 따고..

 

 

그나 좋다, 할랑 할랑..

 

 
 
 
 

 

땄으니 묵어야지. 

능이, 송이, 노루궁뎅이, 굴쿠..

이로고 귀한 버섯으로 샤부샤부 해봤냐고요?

 

 

동강에 비가 내린다. 

언제 다시 올까? 잘 있으라 동강..

 

노루궁뎅이, 능이

잘 말려서 된장국에도 넣고, 백숙도 하고, 물도 끓여 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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