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벽장 속 케케묵은 것들을 치우다 발견한 고이 접힌 벽보. 

1962년 정읍군수 담화문, 5.16 쿠데타 이듬해다.

농민들 보라고 붙여놓았겠는데 무지하게 장문이다. 

글씨는 거의 깨알.. 장담컨대 끝까지 읽어본 사람 하나도 없었을 것이다. 

시대를 몇차례 뛰어 건너 쉰일곱 해 만에 내가 읽었다. 끝까지..

 

 

요지는 이렇다. 

 

1. 추심경 실시로 지력을 증진시켜 미곡 증산을 기하도록 총궐기하자.

 

추수기를 맞이하여 노고가 많으시다. 우리나라는 8할이 농민인 농본 국가로서 농민이 잘 살아야 나라가 부강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농민은 빈곤과 기아선상에서 방황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농민 자신의 구태의연한 영농으로 인한 낮은 생산성에 있다. 지금 혁명정부가 강력한 중농정책 아래 농산물 가격 유지법을 시행하고 있으니 열심히 일해서 많이 생산하면 틀림없이 충분한 대가를 보장받을 수 있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늘리는 문제야말로 농민도 잘 살고 나라도 부강해질 수 있는 지름길이다. 하여 정부에서는 추심경을 강력히 권장, 추진하고 있는 바 식량증산을 위한 국가적 시책에 순응하라. 특히 소를 가진 농민은 국가적인 중대한 시책에 대국적 견지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하라. 

 

2. 추곡수납을 조기에 완수하여 국력을 배양하고 혁명과업을 완수하자. 

 

북한 공산괴뢰와 투쟁하고 있는 70만 국군의 군량미 확보가 급선무다. 오늘날 우리의 안락한 생활은 호시탐탐 남침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 북한 괴뢰에 맞서 일편단심 국토방위에 여념이 없는 국군이 있기 때문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니 농민들은 다소의 이해관계를 마다하고 국가적인 견지에서 최대의 애국심을 발휘하여 추곡수매 배정량을 조기에 납부하여 국민 된 도리를 다하라. 금년도 매상 가격은 생산비를 상회하는 가격이니 상인에게 매도하지 말고 전량 정부 매상에 응하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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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문

1. 추심경 실시로 지력을 증진시켜 미곡증산을 기하도록 총궐기합시다.

 

친애하는 농민 여러분

국가재건 도상에서 농산물 증산을 위하여 주소로 노력하시는 여러분의 로구에 춤심으로 감사를 드리는 동시에 요지음 추수기를 마지하여 얼마나 수고들 하십니까? 우리나라는 국민의 8할이 농민으로 되어 있는 농본국가임니다. 그러므로 농민이 잘 살아야 국가가 부강하게 된다는 것은 재언을 요치 않은 겄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농민의 현실은 빈곤과 기아선상에서 방황하고 있었든 것임니다. 그 이유로서는 영농규모의 영세성도 중대한 이유가 되겠지만 그간 위정자들의 농민을 위한 정책의 결여, 다음으로는 농민 자신의 구태의연한 영농방법으로 단위면적당 증수를 못본대에 그 중대한 원인이 있다고 생각되는 겄임니다. 지금 혁명정부에 있어서는 국민 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농민이 다 같이 잘 살기 위하여 강력한 중농정책 아래 농민의 수익증진을 위한 여러 가지 좋은 시책이 수립되여 과감히 실천되고 있어 농민의 생활은 날로 향상되어가고 있는 것임니다. 이와 같이 농민을 위한 여러 가지 좋은 시책 중에서도 농산물가격유지법은 여러분들이 영농방법을 개선하고 연구하여가며 근면하게 생업에 종사하여 단위생산양을 높이며 많은 생산물을 증산한다며는 여러분 로구는 헛되지 않어 그 대가는 완전히 보장되여 있는 겄임니다. 여러분 과거를 회상하고 현제와 비교하여 봅시다. 지금 혁명정부의 농민을 위한 여러 가지 좋은 시책에 대하여 말씀을 안드려도 여러분이 잘 아시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좋은 시기에 여러분은 더욱 분발하고 근로애호의 정신을 발휘하여 성실히 생업에 종사하고 정부에서 장려하며 지도하는 각종 개량된 영농방법과 영농기술을 십분 받어드리고 실천에 옴기여 단위면적에서의 증수를 기하고 우리 농민들도 보다 나흔 내일의 생활을 영위합시다 이 길많이 여러분 농민이 빈곤에서 하루 빨리 버서날 수 있는 유일이 방도일 것이며 우리나라 경제가 부강하게 되는 첩경이 될 것임니다. 국토는 한정되여 있는 것임니다 그러나 반면 우리나라는 년년히 70만 인구가 자연증가되고 현실에 있음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나라는 농사개량이 업고 단위면적의 증산이 없는 한 앞으로 국민의 식량수급문제는 중대한 문제점이 되는 것임니다. 이러한 중대한 문제를 해소시키고 명년도 농산물의 증수를 기하기 위하여 정부에서는 추심경을 강력히 권장하고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임니다. 추심경을 정부가 강력히 권장하고 추진하는 이유는 전기한 바와 같이 미곡미곡증산에 있음은 다시 언급할 여지조차 없는 것이지만 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우리나라의 농토는 그간 금비의 과다사용으로 산성화되고 로휘화디여 지력이 감퇴되고 있어 조금만 금비를 과용하면 도열병이 발생되고 추락현상이 생기게 되어 많은 감산을 보고 있는 겄임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을 제거시킴에 있어서는 추심경을 실시하여 토질을 개선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또한 추심경은 모포기에 기생하여 월동하고 있는 병충해를 박멸시켜서 증산을 도모하고 병충해로 인한 년 1활 내지 2활의 감수량을 없도록 하자는대에도 큰 이유가 있는 겄임니다. 금년도 본군에 있어서도 정부의 방침에 순응하여 전체 답면적에 데하여 이모작답 저수답 자운영 및 호맥 파종답을 제외하고는 한평도 빠짐없이 전면적에 걸쳐 추심경을 금년 12월 10일까지 완료할 계획으로 추진할 방침임니다. 농민 여러분은 첫째로 여러분의 이익을 위하여 주저치 마시고 하루 빨리 추심경을 실시하여 국가 방침에 순응하여 주시기를 바람니다. 특히 축우를 가지고 계시는 여러분은 국가적인 중대한 이 시책으로서 추진되고 있는 사업임을 충분 이해하시고 대국적인 견지에서 적극적인 협조가 있으시기를 바라는 바임니다. 아무리 좋은 농민을 위한 정부의 시책일지라도 이를 이룩하려는 농민 여러분의 자활 의욕과 근로정신이 결여한다면은 사상의 루각격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시고 농민 여러분은 일층분발하여 좋은 결실을 매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하여 마지않은 겄입니다.

 

2. 추곡수납을 조기에 완수하여 국력을 배양하고 혁명과업을 완수합시다.

 

우리나라는 70만이란 방대한 국군을 보유하고 있어 공산주의의 침략을 방어하고 국도보안을 기하고 있는 겄입니다. 그러므로 국군을 유지하기 위하여 군양미의 확보가 급선무임은 자명의 일일 겄이며 또한 국가의 천제지변의 경우를 고려하여 매년 정부의 비축미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되는 겄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나라 정부는 매년 추곡을 수매하고 확보하는대 전력을 경주하고 있는 겄입니다. 농민 여러분 지금 우리나라는 반공을 국시의 제일의로 삼고 국기를 더욱 경고히 하기 위하여 북한공산괴뢰와 투쟁을 하고 있는 과정에 있는 겄입니다. 북한 괴뢰가 호시탐탐 남침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 긴장된 시기에 처우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이 현재와 같이 안락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은 일편단심 국토방위에 여념이 없는 국군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촌각이라도 망각하여서는 아니되는 것입니다. 국가 없는 국민은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농민 여러분 우리 농민이 국가에 보답하고 봉사하는 것은 항시 연구하고 창의성을 발휘하여 보다 많은 농산물을 증산토록 하는 것과 국가가 필요로 하는 식량을 공급하는데 추호도 지장이 없도록 하는 길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농민 여러분은 다소의 이해관계가 있다 할지라도 국가적인 견지에서 애국심을 최대로 발휘하여 금년 추곡으로써 배정받은 각자 여러분의 배정량을 늦어도 금년 12월 31일까지 완료하여 국민된 도리를 다해 국력배양에 힘쓰도록 합시다. 금년도 정부에서 수랍하는 양곡의 종류와 우리군의 배정량은 매장곡으로서 33,500석 교환곡 480석 대여곡 1,500석 양비교환곡 26.300석 농지상환곡 1,400석으로써 5개종목 총량 63,180석으로 되어 이 량은 국가양곡수급상 절대 핑요한 량인 것입니다. 이상과 같이 금년에 우리군에 배정된 양곡이 전량 조기에 수남이 완료됨으로써 우리나라의 금년도 식량수급 문제는 원활히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시고 자진수납에 응하여 느저도 금년 12월 말일까지는 끝을 마치시고 나머지 농한기를 이용하여 우리는 부업으로 우리 농촌의 경제를 높이도록 합시다. 금년도 매상가격은 생산비를 상회한 가격으로 2등품 기준 1입당(54kg입) 805원으로 매상키로 되었읍니다. 농민 여러분에게 배정된 양에 대하여 사전에 조제건조를 충분히 실시하여 공판장에 출하토록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군은 추곡을 정곡으로 상인의게 매도하는 것을 지양하고 전양 정부매상에 응하도록 하여주시기 바람니다. 금년의 추곡은 작항부작으로 예년에 비추어 품질이 저하될 것을 고려하여 정부에서는 등외품도 수매키로 되었아오니 국가 양곡수급정책에 성의있는 협조를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끝으로 납부의무가 있는 수납양곡을 빨리 끝내고 매상양곡에 있어서 정부의 혜택도 충분히 받으심과 동시에 더욱 근면하고 건설적인 의욕을 붓도드시여 하루 속히 부유하고 윤택있는 농촌이 되기를 기대하는 바입니다. 끝

 

1962년 11월 일

 

정읍군수 유범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