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리에서 맞는 아침, 해 올라오기 전에 따라비오름으로 간다. 

따라비오름은 억새 천국, 억새 좋을 때 잘 맞촤 왔다. 

따라비오름 입구, 울타리는 그대론데 말들이 없다. 

말이 사라지니 억새가 살판 났다. 

붉어진 동녘, 금방이라도 해가 쑥 밀고 올라올 듯 공연히 맘이 급해진다. 

시간이야 넉넉하다. 하지만 빨라지는 발걸음을 막을 수 없다.  

 

 
 

정상에 올라 5분여, 해가 올라온다. 

따라비오름에 아침이 밝았다.

천지사방이 급격히 밝아진다. 

 

한라산이 우람하다. 

마치 거인의 뒷모습..

따라비오름 능선 너머 저주파 소음 웅장한 풍력 발전기를 죄다 뽑아냈다. 
뽀샵은 마술사..  

 

 

광활한 중산간, 조천, 구좌 방면 오름들도 일제히 아침을 맞는다. 

 

 
 

따라비오름은 굼부리가 세개, 복잡한 지형만큼 오밀조밀한 아름다움이 있다. 

 

중심부에 자리한 굼부리에 억새가 만발하다. 

바람 많은 제주, 바람에 몸을 맡긴 억새가 슬피 운다. 서걱서걱..

흔들려야 억새다. 

 

철쭉은 또 어인 일로..

 

 

물매화, 잔대, 쑥부쟁이..

가을꽃들이 발에 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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