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빨치산 전적기 답사중 내변산에서 

15척 담 안에 또 가시철망으로 둘러친 감옥 안의 감옥 이가사에서, 총살당한 동지들과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하여 펜을 들었다. 이 책은 총살당한 동지들과 죽음을 앞에 두고 주고받은 이야기, 처절했던 삶, 그리고 사형수였던 나의 회상으로 되어 있다.

'글을 못 남기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면서 날마다 머릿속에 글을 썼다. 글을 쓰면서, 영웅적으로 싸우다가 돌아가신 동지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생을 마치리라 몇 번이고 다짐했다.
내 가슴속에 나와 함께 있는 동지들, 삼가 총살당한 동지들의 명복을 빈다. 

(작가 서문 발췌)

 

 

책을 덮는 순간 " 아~ 나는 얼마나 막 살아왔단 말인가..", 한숨이 나왔다. 

책에 써놓으신 선생님의 말씀을 상기하면서 정신을 수습했다. 

 

사람의 육체적인 성장은 이십 대에 멎지만 정신사상적 발전은 90세, 100세까지도 가능하다고 본다. 정지란 없다. 자신이 발전하고 있는가, 후퇴하고 있는가를 돌아보고 엄격히 총화 하면서 부단히 전진할 때 생의 보람이 있지 않은가, 인생은 아름답지 않은가.

 

 

무수히 넘나들었을 생사의 고비, 30년이 넘는 옥중 고초, 살인적인 전향공작을 넘어선 필사의 신념..
일생을 고난과 역경 속에서 투쟁으로 일관해오신 노투사가 구순을 바라보시는 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내놓으신 한마디 말씀,

"인생은 아름답지 않은가".

뒤따르는 후대들에게 이보다 더한 응원의 말이 있을 수 있을까?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 할 생의 참다운 목적, 지향은 어떠해야 하는지..

 

생이란 무엇인가 누가 물으면 
우리는 대답하리라
마지막 순간에 뒤돌아볼 때
웃으며 추억할 지난날이라고

시냇물 모여서 강을 이루듯
날들이 모여 생을 이루리
그 생이 짧은 들 누가 탓하랴
영생은 시간과 인연 없어라

생이란 무엇인가 누가 물으면
우리는 대답하리라
세월이 간대도 잊을 수 없는
조국에 바쳐진 순간이라고

고요한 아침에 이슬이 지듯
한생이 사라진 대도
어머니 조국은 기억하리라
그대의 이름과 걸어온 길을

 

 

전북 지역 빨치산 전적지 답사, 내변산에서.. 
쌍치 돌고개를 배경으로

선생님은 말씀하신다.

지역을 잘 알고 사랑해야 조국과 민족에 대한 사랑도 생겨나는 법이다. 우리 선배 애국자들이 어떻게 싸웠고 어디에서 어떻게 최후를 마쳤는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민족과 민중의 관점에서 단결을 기본으로 운동에 이바지해야 한다. 진짜와 가짜를 가르는 기준은 단결에 대한 관점과 태도에 있다.

 

비전향 장기수 임방규 선생님의 자서전과 답사기, 꼭 사서 읽어보시라. 

필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