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전북도연맹 간부수련회 4.3 유적지 답사.

제주 한경례 여성농민, 민중가수 최상돈, 김경훈 시인의 안내를 받는 호사를 누렸다.

 

 

 
 
 

영령들께 제를 올리고..

 

시도 바쳤다.

 

당신의 이름은
( 이덕구 산전에서)

당신의 이름은 쟁기다
너덜밭 일구어내며 심장에 박힌
총소리 파편들과 동지들의 배곯는 소리
골골이 묻혀있는 자리
뒤집던 당신은
70여 년 삭은 무쇠 솥
뜨겁게 불꽃 일으킨 생을 담은
피는 녹슬지 않았구려

한라를 퍼서 바람 휘몰아치는 추자도 남쪽 바다 메우고
지리를 퍼서 울렁이는 완도 바다 골 메워
한달음에 안기고 싶었던 하나의 반도
당신은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삽이다

잠들지 못해서
서러운 한으로
눈물로 남아 있으신가
붉은 땅 이랑 만든 가슴을
슥슥 긁어내 환한 하늘 아래 꽃대 올리고자 하는
당신의 이름은 호미다
당신의 이름은 벗이며 혁명이다
당신의 이름은 한라에서 만주까지
통일의 땅
뛰어가고 날아가고 휘몰아 가는 
당신의 이름은 
한 사람 한 사람 우리의 이름이다

정충식(전북도연맹 정책위원장)

김경훈 시인

우린 아직 죽지 않았노라
우리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노라
내 육신 비록 비바람에 흩어지고
깃발 더 이상 펄럭이지 않지만
울울창창 헐벗은 숲 사이
휘돌아 감기는 바람소리 사이
까마귀 소리 사이로
나무들아 돌들아 풀꽃들아 말해다오
말해다오 메아리가 되어
돌 틈새 나무뿌리 사이로
복수초 그 끓는 피가
눈 속을 뚫고 일어서리라고
우리는 싸움을 한 번도 멈춘 적이 없었노라고
우리는 여태 시퍼렇게 살아 있노라고

- 김경훈 「이덕구 산전」 

제주 4.3을 생각할 때 대학살, 대탄압의 그 죽음도 우리가 기억을 해야 하지만 
그거보다 더 중요한 건 죽음 이전에 제주도민들이 가졌던 해방과 통일의 정신, 이걸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다시 8월 15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8월 15일.. 미국도 일본도 없고, 친일파 친미파도 없고, 한반도에 분단도 없는
그 순수 열정의 한반도의 원 지점으로  우리가 가야 되는 게 4.3에서 통일로 가야 되는 이유입니다. 

 
도채비꽃, 산수국

 

♬ 산국 - 최상돈

산국은 피고
당신은 가고
돌아서다가 돌아보았네
아아아 임이시여
아아아 임이여
산수국 핀 그 길에서
당신을 그린다

동백은 지고
봄눈 녹는 날
살아 만나자 약속하였네
아아아 독립이여
아아아 통일이여
동백꽃 진 그 자리에
산국이 곱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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