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큰 탈 없이 지나가고 산들바람이 불었다. 

여유로운 마음에 탱자 울타리에 손을 댄다. 

나는 늘 일을 키워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최후의 순간에 처리하는 나쁜 버릇이 있다. 

내년에는 새순 올라오는 족족 낫으로 살살살살..

꼭~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어깨 빠질락 한다. 

고생스러우니 없애버리라 하지만 나 죽드락은 그럴 수 없다. 

 

 

동네가 환해졌다. 

내 마음도 환해진다. 

그나 잔디를 떠내야 내 사람 구실 하겠는데..

 

 
 

호랑나비 나풀나풀 탱자 울타리 위를 난다. 

탱자나무는 호랑나비 애벌레의 먹이식물.